◎중·베트남·인도 등 아시아지역 진출 전략/김석준 회장 “싱가포르에 곧 별도 본사”【싱가포르=이백만 기자】 김석준 쌍용그룹 회장은 5일 중국 베트남 인도 등 성장잠재력이 큰 아시아지역에 진출하기 위해 화교재벌과의 전략적 제휴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회장은 이날 상오 싱가포르 웨스턴스탬퍼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아시아시장 진출에 있어 화교자본과의 협력은 필수 불가결하다』며 『인도네시아의 최대 화교재벌인 살림그룹, 필리핀의 필린베스트그룹, 대만의 포모사그룹, 홍콩의 추콩그룹 등 20여개의 화교재벌과 자본참여등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부분의 재벌그룹이 미국 유럽 일본자본과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쌍용이 화교자본과의 제휴를 공식선언, 관심을 끌고 있다.
김회장은 이를 위해 조만간 싱가포르에 그룹본사를 별도로 설립, 아시아지역의 경영활동을 총괄지휘토록 할 방침이다.
김회장은 자동차사업과 관련, 97년 하반기에 3,200㏄급 승용차를 시작으로 2,300㏄ 2,000㏄급 승용차를 생산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며 이들 차종을 쌍용 브랜드로 독일 벤츠사의 해외판매망을 통해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회장은 기술제휴선인 벤츠사와 차종개발에서부터 판매 자본참여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있어 조만간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회장은 또 사업다각화를 위해 정보통신 환경 레저 문화 복지사업등 21세기 유망산업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국내외에서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영역을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회장은 이와 함께 증권 보험 종합금융등 기존의 금융업을 중심으로 금융부문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김회장은 투자비조달문제와 관련,『쌍용은 그동안 아시아지역에서 확고한 명성과 신용을 쌓아 2005년까지 20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는데는 문제가 없다』며 『투자비의 전액을 현지에서 조달한다는 계획아래 금융인프라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해설/“화교와 손잡아야 동남아 시장확보 가능” 인식/국내 기술·경영력화교 자금력 상호보완 나서
쌍용그룹이 화교재벌과의 전략적 제휴를 공식 선언한 것은 한국기업의 아시아진출전략과 관련,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 재계는 지금까지 주로 미국 일본 유럽등 선진국기업들과 제휴해왔으나 쌍용이 처음으로 화교재벌과 손을 잡고 중국 인도 베트남등 아시아진출을 꾀하기로 한 것이다.
쌍용이 화교재벌과의 제휴를 본격 추진키로 한 것은 화교재벌들이 동남아의 경제권을 지배하고 있는데다 중국 베트남등은 기본적으로 화교경제권이어서 경제 사회 문화 종교 언어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전세계 화교인구는 약 5,700만명인데 이중 아시아지역에만 5,100만명이 살고 있다. 특히 동남아에서는 화교와 손잡지 않고서는 시장확보가 거의 불가능하다. 태국의 경우 화교인구가 전체인구의 10%에 불과하지만 산업별로 60∼90%의 자본을 장악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화교인구가 4%에 지나지 않지만 상장회사 총자본의 73%를 보유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화교국가이고 말레이시아 필리핀 미얀마등도 화교재벌이 경제를 쥐고 있다.
쌍용은 73년 싱가포르의 화교기업인 아프로아시아해운과 합작, 싱가포르에 시멘트공장(쌍용싱가포르시멘트사)을 설립하여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쌍용건설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등 동남아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화교재벌들과의 신뢰가 두텁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의 동남아지역 수주액은 약 21억달러로 국내 건설사중 가장 많다. 화교재벌들은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워 유통(백화점) 호텔 금융 부동산분야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국내기업은 기술력과 경영력에서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화교재벌과 한국기업의 제휴가 가능한 것도 서로 상대방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싱가포르=이백만 기자>싱가포르=이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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