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기쁨보다 건강 걱정『대통령은 슈퍼맨이 아니라 평범한 한 남자입니다. 젊은 사람도 지난 4개월간 그렇게 뛰었으면 이제는 쉬어야 할 것입니다』
현모양처형 퍼스트레이디로 유명한 나이나 옐친 여사(64)는 남편의 재선 성공에 기뻐하기 보다는 그의 건강을 더 걱정했다.
그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4일 민영 NTV에 출연, 조마조마했던 선거운동 기간을 회상하면서 지아비를 생각하는 보통 아낙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선 투표 날에는 TV앞에서 뜬 눈으로 보냈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그는 부부유별에 충실했던 우리의 전통적 어머니상을 연상시킨다.
그는 91년말 구소련 붕괴로 실질적인 퍼스트 레이디가 된 이래 「전임」 라이사 고르바초프 여사와는 달리 대외할동에 나서지도, 정치문제에 간여하지도 않았다. 언론기관과 단독으로 인터뷰한 것도 손꼽을 정도다. 그러나 그는 이번 대선기간 내내 옐친의 힘든 유세 일정을 쫓아 다니며 남편과 고락을 같이했다.
『남편이 한번 결정하면 번복하기 힘들다』고 실토하는 나이나 여사는 대선 승리이후 참모들과 축배를 드는 옐친대통령에 축하의 꽃다발을 안기며 『오늘은 저녁식사를 함께 합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남편의 건강에 대해서만큼은 본격적인 「간여」를 시작한 것이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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