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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에 다시 만난 12·12 그때 그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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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에 다시 만난 12·12 그때 그사람들

입력
1996.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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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완씨 증언 말미 위로의 말에 전씨 고개숙여/정승화씨 “군인 덕목은 정직… 또 군명예 더럽혀”12·12사건의 최대 피해자였던 정승화 전 육참총장과 장태완 전수경사령관이 마침내 법정에 서서 17년전을 떨리는 목소리로 증언했다.

먼저 증언대에 선 장 전사령관의 격한 심정을 의식한 재판부는 『법정안에서 절대로 감정을 노출시켜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12·12같은 불행한 사태는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못나 진압을 잘못해서 나라가 이렇게 시끄러워졌습니다. 다 내책임입니다』 울분을 삭이려 애쓰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던 장씨는 『12·12이후에 군수사관에게 끌려간 일로 부친께서 돌아가시고 아들마저 자살했지요』라는 검찰의 질문에 이르러서는 끝내 가슴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렸다.

장씨 증언내내 꼿꼿이 정면을 응시하던 전두환·노태우 피고인 등은 장씨가 증언말미에 『그동안 위로의 말 한마디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말할때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

이어 증언에 나선 정 전총장은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진술을 이어갔다.

『수사관들은 육군대장인 본인의 손발을 묶고 몽둥이로 때렸습니다. 물수건을 얼굴에 씌워 물고문을 하는등 참을수 없는 모욕을 가했습니다. 항소를 포기했던 이유는 당시에 법원에 의지할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정씨는 마지막으로 피고인들에게 한마디를 남긴뒤 법정을 떠났다. 『군인의 덕목은 정직입니다. 피고인들은 자신들이 유린했던 법의 수혜자가 되기 위해 진실을 은폐하며 또다시 군의 명예를 더럽히고 있습니다』<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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