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저지 몸싸움 한때 큰 소란/3당 수적 우위·설득 통해 마쳐15대 국회개원을 위한 첫 임시국회는 마지막날까지 파행을 겪었다. 여야 3당은 4일 상오 30일만에 국회를 정상화, 의장단을 선출하고 개원식을 가지려 했으나 이번에는 민주당의 의장석 점거로 하오늦게 가까스로 의장단만 선출하고 국회를 폐회했다.
○…여야3당은 상오 본회의에서 민주당의 저지로 의장단선출이 좌절되자 하오에 본회의를 속개, 4시15분께 의장단선출을 위한 투표를 강행했다. 의사과장이 사회권이 원내 최연장자인 김허남 의원(자민련)에게 있음을 고지하자 김의원은 발언대에서 투표개시를 선언했다. 그러자 의장석에 있던 민주당의 조중연, 이부영, 권기술 의원 등이 몰려와 투표함을 넘어뜨리고 국민회의 설훈, 자민련의 이원범 의원 등과 몸싸움을 하며 투표를 방해했다. 또 이규정 의원은 의원이름을 호명하던 의사국장의 의원명부를 빼앗아 내던지기도 했다. 이때 김허남 의원이 의장석으로 올라왔으나 민주당 이중재 의원 등이 쫓아와 김의원을 다시 끌어내렸다. 그러나 3당의원들이 적극적인 맞대응을 피한데다 민주당의 수적 열세때문에 더이상 큰 충돌없이 30여분만에 의장선출이 완료됐다.
반면 2명의 부의장선거는 3당의 설득으로 민주당이 의장석점거를 풀어 순탄하게 진행됐다. 신한국당 서청원 총무는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줄테니 그만 내려가달라』고 허탈한 표정이 역력한 민주당의원들을 종용했고 김수한 국회의장도 이기택 민주당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파행속에 첫 사회를 볼수는 없지않느냐』며 협조를 요청했다. 하오 5시50분께 김의장의 사회로 회의가 정상화한 뒤 국민회의와 민주당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제도개선특위에서 민주당이 배제된 것을 두고 공방전을 벌였다. 이중재, 이부영 의원은 『민주당의 특위참여는 국회법정신과 관례에 따라 당연한 일』이라며 『소수의견 존중을 그토록 외치던 국민회의가 이를 반대한 것은 역사의 죄악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대해 국민회의 추미애 의원은 『우리의 거듭된 야당공조 요청을 외면하고 협상을 관망하던 민주당이 이제와서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정치도의상 맞지않다』고 받아쳤고 김옥두 의원은 의석에서 『여당의 2중대이기 때문에 안돼』라고 고함을 질렀다.
○…이에앞서 하오 2시에 본회의가 속개되자마자 국민회의의원들과 점심식사를 거르며 단상을 지킨 민주당의원 사이에는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설전이 벌어졌다. 김옥두 의원이 『당신들 협상할때는 가만있더니 이제와서 무슨 억지냐』고 따지자 이중재 의원은 『누구더러 당신이라고 부르느냐』며 발끈했고 이부영 의원은 김의원에게 『당신같은 사람이 국회에 들어와 정치가 이 모양이 됐다』고 극언을 퍼부었다. 이후 회의장에는 『사쿠라』 『이중인격자』 『당장 끌어내려』라는 등의 험담으로 난무했다.
이 와중에 서총무는 이총재를 찾아가 『국정조사특위에 민주당의원 1명을 넣기로 했으나 양해해달라』고 「사정」했으나 이총재가 이를 일언지하에 거부하자 『하오 4시30분까지만 기다리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장을병 의원을 제외한 11명의 민주당의원 전원은 여야협상에서 특위에 민주당 몫을 할애하지 않은데 대해 항의, 국회본회의 개의시간 10분전인 상오 9시50분부터 단상을 점거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김홍신의원이 국민회의와 김대중 총재를 원색 비난하는 「김대중 총재는 뺑덕어미」라는 제목의 성명을 의석에 배포, 국민회의측의 강한 반발을 샀다. 김옥두 의원은 『김홍신 어디 있느냐. 3류소설은 이제 그만 쓰라』며 발끈했고 최재승 의원 등 흥분한 김총재측근들은 곧바로 국회내 민주당의원실로 달려가 이총재에게 항의했다.
반면 박범진 의원을 비롯한 일부 신한국당의원은 『정말 최고의 성명서』라며 김홍신 의원을 치켜세워 양당의 갈등을 은근히 즐기는 모습이었다.<유성식·김광덕 기자>유성식·김광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