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변호인들 반대신문 않자 재판장 “피고인 위해” 직접 신문/검찰 보충신문에 전 피고인 “피곤” 답변 거부/국선변호인 “내용 파악못해 질문할 수 없다”4일의 19차공판에서는 첫 국선변호인 선임과 관련한 해프닝이 여러차례 벌어졌다.
재판장인 김영일 부장판사는 상오 10시 개정선언후 이진강 변호사등 3명만이 나와앉은 변호인석을 쳐다본뒤 『재판부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임하겠으니 피고인들은 의견이 있으면 진술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무도 입을 열지않아 국선변호인으로 지정된 김수연 민인식 변호사가 입정할때까지 재판정에는 한동안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첫 증인으로 나선 노재현 전 국방장관에 대한 검찰측 신문이 마무리된 뒤 재판장은 국선변호인들에게 반대신문을 지시했으나 민변호사는 『사건내용을 전혀 파악하지도 못해 자칫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질문을 할 수도 있다』는 이유를 들어 변론을 거부했다.
그러자 재판장은 자신이 변호인들을 대신해 보충신문을 하겠다며 사실상의 「변론」을 맡고 나서 노 전 국방장관에 대해 몇가지 물어본뒤 『피고인들에게 증인신문기회를 주겠다』며 증인인 장태완 전수경사령관을 호명했다.
이때 장세동 피고인이 『할말이 있다』며 벌떡 일어나 『군에서 직·간접적으로 모셨던 분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직접 신문을 하겠는가. 우리를 대신해야할 국선변호인은 피고인들과 한마디 사전협의기회도 갖지 못한채 공판에 나왔다』며 공판진행에 불만을 표시했다. 잇따라 허화평 피고인도 『이 재판을 하루빨리 끝내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그러나 변호인의 어려움도 이해해야 한다. 피고인들이 세군데에 나뉘어 수감된데다 변호인접견도 제한돼 있어 변론준비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하오 6시께 검찰측 신문만으로 진행된 증인신문절차가 모두 끝난뒤 검찰이 다시 재판부의 허락을 얻어 전두환 피고인에게 보충신문을 하려하자 전피고인은 손을 저으며 『변호인도 없고 몸도 피곤해 답변하기 힘들다』고 거부했다.
이때 옆에 있던 이학봉 피고인이 일어나 한손을 허리춤에 걸친채 『도대체 국선변호인은 뭐하러 나왔느냐. 우리 피고인들은 지금 무장해제된 상태다』라고 불만을 터뜨리다가 재판장의 제지를 받았다.
김부장판사는 불쾌한 표정으로 『피고인들이 답변을 하지않으면 않는대로 기록하라』며 신문을 강행토록 했으나 검찰은 변호인이 출석한 주영복 이희성 피고인에게만 간단히 질문한뒤 신문을 끝냈다. 김부장판사는 『앞으로도 주 2회공판을 계속하되 다음에도 변호인이 안나오면 국선변호인을 선임하겠다』고 분명히한 뒤 7시가 채안돼 서둘러 폐정을 선언했다.<송용회 기자>송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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