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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별장서 혼자 투표 추측 무성/러 대선 결선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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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별장서 혼자 투표 추측 무성/러 대선 결선투표

입력
1996.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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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악화설속 TV화면에 비친 모습 “경직”/투표율 1차보다 저조하자 옐친진영 긴장보리스 옐친대통령과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후보는 3일 마지막 승부를 겨뤘다. 그러나 옐친은 당초 예정과는 달리 모스크바 교외 다차(별장)에 임시로 마련된 투표소에서 혼자서 투표를 해 건강이상설에 대한 무성한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옐친은 이날 모스크바 교외 바르비하의 다차에서 「비공개리에」 투표했다고 세르게이 메드베데프 대통령대변인이 밝혔다. 한 소식통은 옐친이 투표할 당시 국영 ORT TV의 사진기자와 카메라맨 등 2명만이 동행했다고 밝혔다. 90초동안 TV화면에 나온 옐친의 모습은 경직돼 보였으나 음성은 또렷했고 가끔씩 말을 우물거렸다. 옐친은 러시아 국민들에게 『여러분 모두가 투표해야 한다는 의무를 잊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옐친 주위에는 부인 나이나 여사 외에 경호원과 보좌관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서있었으며 투표소는 다차내의 한 장소를 임시로 개조한 듯이 보였다.

메드베데프 대변인은 『너무나 많은 기자들이 모스크바의 투표소에 진을 치고 있어 옐친 대통령이 다차에서 투표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고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도『대통령의 건강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주가노프후보는 투표소에서 기자들에게 옐친의 건강이상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는 건강이 좋지 않다』고 잘라 말한 뒤 『나는 강력하고 건실한 러시아를 위해 투표했으며 승리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서방은 나를 두려워해서는 안되며 두려워하지도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러시아 관리들은 투표소에서 복권을 나눠주는 등 다양한 편법을 동원했다. 그러나 막상 투표가 시작되면서 투표율이 1차투표때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옐친진영은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옐친의 텃밭이라고 할수 있는 모스크바의 경우 초반투표율이 저조하자 유리 루츠코프시장이 투표진행도중 라디오 방송을 통해 불만에 찬 목소리로 『일손을 멈추고, 소파에서 일어나 모두들 투표장으로 나오시오』라고 촉구했다. 사할린과 쿠릴 등지에서도 주지사가 직접 방송을 통해 투표를 독려했고 일부에서는 철도역이나 공항 등에 투표소가 설치됐다.

○…투표가 일찍 끝난 극동지역에 대한 출구조사결과 옐친이 주가노프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가단지역에서는 응답자중 옐친을 지지한 사람이 65.89%, 주가노프는 25.17%를 기록했다. 유즈노 사할린스크의 경우 응답자중 58%가 옐친을, 34%가 주가노프를 각각 지지했다. 여론분석가들은 이같은 추세라면 옐친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양측 선거대책본부장

◎옐친측 필라토프/조직·친화력 겸비 개혁파중 개혁파/“승리는 의심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방대한 선거대책본부를 이끌어 온 인물은 옐친진영내 개혁파중 개혁파로 손꼽히는 세르게이 필라토프 전 대통령행정실장(60)이다. 그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일 기자회견에서 『옐친대통령의 승리는 의심할 바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지나친 자신감이 지지자들의 기권을 초래할지 모른다는 점을 염두에 둔 듯 약간의 여운을 남겼다.

옐친의 재선작업은 거의 필라토프의 손에 의해 이루어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월15일 만 3년 동안 맡아온 크렘린 행정실장 자리를 보수 성향의 니콜라이 예고로프에 넘겨준 그는 옐친의 재선대책반을 조직, 선거운동의 방향과 전략을 기획하는 등 선거운동을 총 지휘해 왔다.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필라토프는 64년 모스크바 에너지대학을 졸업했으며 91년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서기를 역임했다.

그는 특히 다양한 성향과 계층의 인물들로 이뤄진 옐친의 선거대책본부를 별다른 불협화음 없이 끌어올 만큼 조직력과 친화력을 겸비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주가노프측 쿠초프/92년 러시아 공산당 부활시킨 주역/“온건·부드러운 주가노프” 변신 주문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후보의 선거대책 본부장 발렌틴 쿠초프 공산당 중앙위 제1부의장(59)은 결선투표를 앞두고 주가노프의 이미지 변신과 노선변화를 적극 주장, 관철시킨 온건주의자이다. 「부드러운 주가노프 만들기」를 위한 그의 노력은 주가노프의 첫 유료 TV 광고방송의 불방으로 빛이 바랬지만 정치평론가들은 이미 그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그는 2일 기자들과 만나 『승리는 우리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쿠초프는 92년 불법화한 공산당을 다음해 주가노프와 함께 재창당한 「공산당 부활」의 주역이다. 93년과 95년 총선 때도 선거운동을 총괄한 그는 선거운동의 바쁜 와중에도 대선이후를 겨냥한 새로운 방향설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산당 간판을 내리고 새로운 이념과 노선을 표방하는 사회민주당으로 변신하는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가노프를 중심으로 겐나디 세레즈노프 국가두마(하원) 의장 등 당내 온건세력을 결집, 당을 폴란드식 사민당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주가노프가 제안한 연립정부수립안도 대선 이후 공산당의 변신을 염두에 둔 쿠초프의 발상이라는 지적이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결선투표 어떻게/“두 후보 모두 반대” 제3기표란 준비

러시아 유권자들은 2명의 결선진출 후보 이름이 적혀 있는 투표용지에 기표한다. 이 투표지에는 「두 후보 모두에게 반대」라는 제3의 기표란도 있다. 기표를 하지 않거나 2개 이상 기표할 경우 무효처리 된다.

결선투표에서 승리하려면 상대 후보는 물론 「두 후보 모두에게 반대」표보다 더 많은 득표를 해야 한다. 만약 「두 후보 모두에게 반대」표가 두 후보가 얻은 표보다 많으면 선거는 무효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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