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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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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통령 결선투표결과가 오늘 나온다. 주가노프를 찍어 과거 공산당 통치로 돌아갈 것이냐, 옐친대통령의 개혁을 계속 지지할 것이냐, 러시아인의 선택에 세계인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데 이 세기의 싸움판에 느닷없이 북한이 끼여들어 보는 이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막판 선거전이 가열되자 옐친 선거운동팀은 반공 캠페인의 선전자료로 북한을 밥상에 올렸다. 모스크바의 한 개혁파 TV방송은 주가노프의 유세장면을 비춘 후 굶주린 북한주민의 모습과 호화판 김일성 묘를 대비시켜 방영했다. 일간지들도 다투어 북한특집을 게재했다. 「세계에 식량을 구걸하는 김정일 정권의 오늘을 봐라. 공산당 좋아하면 우리도 저 꼴이 된다」는 것이다. ◆북한정권이 당하고만 있을 사람들인가. 중앙TV가 즉각 반격에 나섰다. 「화면으로 본 두 현실―두 가정의 생활을 놓고」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은 평양과 모스크바의 50대 노동자 가정을 비교하면서 개혁 후 러시아 국민이 얼마나 비참하게 살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북한 사회보장체제의 우월성을 역설했다. 공산주의를 버리고 자본주의로 바꾸면 러시아 사람들처럼 거지 꼴이 된다는 얘기다. ◆소련이 붕괴된지 5년만에 동아시아 지역에서 공산정권이 또 하나 무너졌다. 30일 몽골 총선에서 민주연합의 압승이 그것이다. 3년전 대통령선거에서 개혁파 오치르바트가 당선해 시장경제 정책을 추구했지만 의회 다수당인 공산주의 인민혁명당에 발목이 잡혀 그동안은 헛김만 뽑고 있었다. ◆동아시아에는 아직 공산당정권이 건재한 나라가 여럿이다. 중국 북한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가 그들이다. 몽골의 민주화는 이 동아시아 공산블록의 일각이 허물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동유럽에 이은 제2의 공산권 붕괴의 신호인지도 모른다. 북한이 꼴찌를 면하려면 되지 않은 사회주의 우월론을 빨리 집어던져야 한다.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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