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증·발작·범불안장애로 구분/증상따라 치료방법 제각각 달라사회가 급속히 다원화하고 복잡해지면서 정신장애를 호소하는 현대인이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직장인들은 인사에 대한 불안감과 상사와의 인간관계, 업무수행상 문제 등으로 과중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경우가 흔하다. 현대사회에선 우리 모두가 어느정도의 가벼운 정신적질환을 안고 살아간다는 게 전문의들의 진단이다. 현대인에게 가장 흔한 정신적질환인 불안장애 우울증 스트레스와 중년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화병 등을 묶어 특집 「현대인의 정신건강」을 마련했다. 독자들의 정신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편집자 주>편집자>
어떤 심리적 충격을 받거나 닥쳐올 위협을 미리 예측할 때 사람은 누구나 불안을 겪는다. 불안의 정도가 지나쳐 불쾌한 증상이 될 때 이를 불안증이라고 한다. 불안증상은 주로 세가지로 이루어진다. 첫째 자율신경계통의 이상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아프거나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근육이 긴장하며 어지럼같은 불균형 감각이나 소화불량 등이 나타난다. 둘째 느끼는 감정이 두렵고 마음이 초조하며 안절부절못하면서 공포감이 생긴다. 셋째 지나친 걱정, 부정적인 사고, 큰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과장된 위험의식이 자꾸 머리에 떠오른다.
불안증을 주증상으로 하는 정신장애를 불안장애라고 하는데 이는 몇가지 특징을 근거로 다시 나뉘어진다. 첫째 느닷없이 엄습하는 공황발작이다. 집에서 TV를 보거나 차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온몸에 이상이 오면서 정신을 잃거나 심장이 멈춰 곧 죽을 것같은 긴박한 파국을 경험하는 것이다. 숨을 쉬기 어렵고 심장이 빠르게 뛰며 머리가 아찔아찔하면서 때로는 손발이 뒤틀리거나 저리면서 마비되는 것같아 대부분의 경우 병원응급실로 달려가지만 신체검사결과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둘째 어떤 특수한 장소나 상황 또는 대상에 접할 때 심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유형이다. 특히 혼자 있을 때나 꼼짝달싹 못하는 제한된 상황에서 심한 불안을 느끼며 참지 못할 것 같아 그 자리를 당장 피하게 된다. 좁고 밀폐된 장소나 사람들이 많은 슈퍼같은 곳이 전형적인 공포상황이며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도 이같은 공포가 생긴다. 사람과 대면했을 때 또는 어떤 집단 앞에 서서 남들의 관찰대상이 됐을 때 몹시 불안해지는 대인공포증도 이에 속한다.
셋째 만성적으로 항상 불안해 하는 범불안장애가 있다. 이 유형은 여기저기 신체기관에 불치의 병이 있을까봐 걱정하며 늘 무엇이 잘못될 것을 상상하고 불안해한다. 옆에서 보면 딱할 정도로 소심하고 지나친 걱정으로 늘 위축돼 있다.
이상의 불안장애는 각각 그 치료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최근에 발달된 약물 인지 행동치료가 특히 효과적인데 새로운 치료기법을 습득한 전문의사가 치료할 때 그 경과나 예후가 크게 다를 수 있다. 일반인들은 불안증상으로 자기가 가진 능력이나 가능성을 전혀 발휘하지 못한채 숨어서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잘 모르고 있다. 세계 각국의 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성인 인구의 약 25%가 불안증상을 갖고 있다. 그런데도 불안증 환자의 상당수가 정신과는 미친 사람만이 가는 곳인데 내가 어떻게 갈 수 있느냐는 불필요한 편견을 갖고 있어 완치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이호영 아주대 의대학장·객원편집위원>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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