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등 5곳만 제외 전세계와 교신 기록/“가족 모두 햄자격증… 값진 대화통로 됐죠”건설회사를 운영하는 최명덕씨(57·호출부호 HL1IUA)는 아마추어무선(햄) 동호인 사이에서 기록제조기로 통한다. 지난 3년동안 북한등 5곳을 제외한 전세계 지역과 교신, 진기록을 세우면서 미아마추어무선연맹이 수여하는 세계최대의 권위를 가진 3개상을 국내 처음으로 모두 수상했기 때문이다.
최씨가 95년 수상한 「아너롤」상은 세계를 326개지역으로 나눠 최소 317개 지역과 교신해야 받을 수 있는 어려운 상이다. 햄의 개념조차 없는 아프리카 오지부터 햄을 금지시킨 사회주의국가와 모두 교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교신에 성공하더라도 우편배달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카리브해의 섬으로부터 교신사실을 증명하는 QSL(교신)카드를 받아야 하고 미아마추어무선연맹의 엄격한 공증을 거쳐야 한다.
93년 수상한 「DXCC」상도 여간해선 받기 어렵다. 햄으로 사용하는 9개의 주파수대역중 8개이상에서 각각 100개국이상과 교신해야 한다. 또 94년 받은 「WAZ」상도 교신국가들이 전파가 도달하기 쉬운 지역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골고루 교신토록 의무규정이 있어 수상자는 세계에서도 손꼽을 정도이다.
최씨가 대기록을 세우는 데에는 큰 아들 희성씨(31·호출부호 HL2IUB)와 작은 아들 희승씨(29·HL2IXT) 부인 최애순씨(59) 등 가족의 도움이 컸다. 부인을 제외한 3부자 모두 햄자격증을 갖고 있는 최씨가족중 큰 아들은 안테나 정비등 햄장비의 관리를 맡았으며 작은 아들은 잡음제거장치등 컴퓨터관련 햄 주변기기의 운영을 담당했다. 교신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QSL카드의 관리는 부인이 맡아 애써 교신한 것이 헛수고가 되지 않도록 했다. 최씨의 대기록은 가족의 일사분란한 총력지원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최씨가 아마추어무선에 빠지게 된 이유는 상에 대한 욕심보다 자녀와 취미를 함께 하면서 대화의 계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부자가 휴대형 무선기로 수시연락하고 저녁상에 둘러 앉아 교신중 생긴 에피소드를 주고 받으면서 30년 가까운 세대차이를 없앤 것이다. 최씨는 『아마추어무선을 하면서 두아들과 진실한 대화를 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기록수립을 통해 두아들에게 적당주의가 통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주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햄 국제폰틱코드/영어로 무선교신때 발음 혼돈 방지/「E에코」「S시에라」식 국제적 약속
외국 무선국과 교신할 때는 무엇보다 호출부호나 운용자 이름, 전파발사지점등을 상대방에게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 외국 무선국과의 교신에는 주로 영어가 사용되기 때문에 부호가 아닌 음성으로 통신할 때에는 혼신등으로 가끔 혼동이 일어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구문통화이다.
구문통화는 누구나 한번 들으면 금방 알 수 있는 널리 알려진 명사를 사용한다. 햄들은 이를 폰틱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SEOUL」은 「에스―이―오―유―엘」로 말하지 않고 폰틱에 의해 「시에라―에코―오스카―유니폼―리마」등으로 발음해야 하는 것이다. 세계 각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제정한 폰틱을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홍덕기 기자>홍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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