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에도 센트럴 파크의 우거진 숲속을 거닐면 상쾌한 바람이 피부를 간지르곤 할 때가 많다. 마치 강원도의 어느 산중에 들어온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점심시간이면 인근 사무실에서 쏟아져 나온 샐러리맨들이 와이셔츠차림으로 공원의자에서 휴식을 취하고 시민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조깅하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다. 자전거를 타는 청년, 개를 끌고 나와 산책하는 노인들, 잔디에 누워 있는 쌍쌍의 젊은이등 다양한 뉴요커들이 자신을 위한 한때를 찾아 이곳에 모여든다.정글과 같은 마천루, 혼잡한 교통체증, 높은 범죄율과 세금으로 찌든 뉴요커들에게 오아시스처럼 다가오는 것이 바로 이 공원이다. 공원의 면적은 843에이커로 평수로는 100만평이 약간 넘는다. 남북으로 4㎞, 동서로 800m인 이 공원에는 동물원, 보트놀이를 할수 있는 호수, 미술관·극장·운동장등 각종 위락시설이 갖춰져 있다.
서울에 오존이 급증해 대기오염이 심각하다는 당국의 발표가 있었다. 한강의 오염도 심각하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환경문제가 계절병처럼 제기되곤 하지만 그때만 요란할뿐 지나고 나면 그만이다. 환경을 보호하려면 오염물질 배출을 억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는 숲을 보존하고, 자연자원을 잘 관리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맨해튼섬 중앙을 파헤쳐 만든 센트럴 파크는 뉴요커들에게 마음의 풍요로움을 가져다 주는 동시에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에는 남산공원이 있다고 하지만 머리끝 부분에 나무가 조금 남아 있을뿐 대부분 콘크리트로 덮여 있다. 해군 및 공군 사관학교가 이전하고 부지가 나왔어도 정부는 돈이 급했던지 아파트와 상가단지로 매각했다. 다행히 서울엔 언젠가 시민들에게 돌아올 용산 미군기지가 있다.
넓이도 센트럴 파크정도는 된다. 센트럴 파크의 녹음속을 걸으면서 용산 미군기지가 공·해군 사관학교의 부지처럼 아파트단지나 상가로 변하는 우가 반복되지 말아야 할텐데 하는 걱정을 하게 됐다.
숲이 울창한 공원으로 가꿔 서울시민에게 마음의 풍요로움과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는게 마땅하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뉴욕=김인영 특파원>뉴욕=김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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