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와서 경제위기론이 떠들썩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골병이 들어 이제는 명맥을 보존하는 것조차 힘겨울 정도로 기진맥진한 상태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3년 호황에 큰 돈을 벌었지만 중소기업들은 경기양극화의 그늘에서 한번도 햇볕을 보지 못했다. ◆한 기업이 한해 3조원이라는 거대한 이익을 내고 나라 전체가 과소비에 들떠 흥청거리는 동안 중소기업들은 부도업체수에서 사상최대 기록을 냈다. 지난해 부도업체수는 1만3천9백92개였고 부도율은 0.17%로 80년 이후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금은 경제위기론속에 대기업들까지 비상이 걸려 중소기업의 소리는 들리지도 않게 됐다. ◆더 고통스러운 신음소리가 묻혀버리게 된 것이다. 중소기업을 하는 사람의 고통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부도의 좌절과 재기의 몸부림을 몸소 체험한 이원출 전 보광산업(주) 사장은 6월말 「부러진 날개로 다시 날다」라는 책을 출간, 그 묻혀버린 신음소리를 대변했다. ◆이우영 중소기업청장은 이 책의 머리말에서 『회사가 부도직전까지 몰렸을 때는 가족을 팔아서라도 회사를 살리고 싶었다. 그러나 모든 게 끝났을 때 죽음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는 어느 중소기업사장의 고백을 소개했다. 고난과 시련의 연속인 중소기업경영의 어려움을 이해할 만하다는 뜻이다. ◆정치인인 박찬종 전 의원은 『이 자전적 고백은 한 중소기업인의 아픔이기에 앞서 우리 모두의 아픔이자 고통』이라는 추천사로 공감을 표시했다. 요란한 위기론에 파묻힌 중소기업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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