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역사교육·거리명·휴일 대폭 변화/주민 상당기간 생활·의식혼란 불가피내년 7월1일 탄생할 「향항특별구」(HK SAR)의 학생들은 새로운 「외국어」를 반드시 배워야 한다. 이들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외국어」는 중국의 표준어인 보통화(푸퉁화:북경관어, 홍콩에서는 만다린으로 흔히 불림)이다. 만다린은 현재 홍콩의 공용어인 광동(광둥)어와 발음과 어휘 등에서 차이가 너무 커 홍콩인들에게는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홍콩에서는 현재 이같은 상황을 반영, 만다린 학습붐이 불고 있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만다린을 배우는 것이 미래의 홍콩특별구 시민으로서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학생들은 또 아편전쟁은 자유무역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 아니라 제국주의의 침략전쟁이라는 새로운 역사관을 접해야 한다.
홍콩반환은 홍콩주민들에게 정치·경제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이처럼 생활에서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홍콩주민들은 영국여왕을 기린 퀸스로드(황후대도) 등 귀에 익숙한 거리와 지역이름도 새롭게 개명한 중국식 명칭으로 불러야 하며 3일간의 휴가를 제공했던 엘리자베스여왕 탄생일 휴일(6월15∼17일)동안에도 직장에서 일을 해야한다.
휘장도 바뀐다. 새끼사자가 중국을 상징하는 용의 여의주를 빼앗아 영국을 상징하는 사자에게 넘겨주려는 모습을 담은 「영국식민지 홍콩」의 휘장은 97년 7월 이후 홍콩땅에서 자취를 감추게된다. 대신 홍콩의 상징 꽃인 바우히니아(자형)꽃에 5개의 별이 장식되고 그 둘레에는 「중화인민공화국 향항특별행정구」와 「HONGKONG」이라는 표기가 새겨진 것이 새로운 휘장으로 사용된다.
상인들은 그동안 익숙해져 있는 야드나 파운드 등 영국식 도량형을 버리고 미터제나 평·근 등 중국의 전통적인 척관법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향항특별구에서도 현재의 홍콩과 비교해 변하지 않는 것들도 많다. 홍콩달러는 여전히 통용되며 출입국및 여행의 자유도 보장된다. 또 비록 토지는 국가소유로 변하지만 그 시한이 무제한인 토지임대권을 사고 파는 것은 적법한 행위로 법의 보호를 받게 된다. 18만여명의 홍콩공무원들도 20여명의 고위직을 제외하고는 신분을 보장받으며 홍콩의 스포츠팀도 「중국향항」이라는 명칭으로 독자적으로 참가하게 된다. 중국은 반환이후 다양한 「홍콩의 중국화」작업을 시도할 것이다. 중국정부의 이같은 시도는 홍콩 주민들에게 상당기간 시행착오를 겪게 할 것이다.<홍콩=조희제 기자>홍콩=조희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