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형학습 이끌어 주입식 벗게교육현장의 정보화운동은 다양한 정보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 보다 효율적인 학습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는 미래 정보사회의 주역을 제대로 길러내기 위한 노력과도 일치하며 발빠르게 전개되는 사회변화 속에서 「정보화의 무풍지대」로 남아 있는 학교가 변해야 한다는 자성으로부터 출발한다.
교육환경을 정보화하기 위한 첫걸음은 멀티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한양대 컴퓨터교육 연구소 허운나교수는 『멀티미디어를 활용하면 보다 효율적이고 자발적인 학습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책에 담겨 있는 문자에 의존하는 것에 비해 화상과 음성 컴퓨터 통신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할 경우 전달력을 높이고 학습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컴퓨터는 대화형 학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콩나물 교실에서 주입식 교육을 시키는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통한 학습은 개인수준에 따라 학습의 진도와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문자의존보다 학습효과 탁월◁
허교수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한 멀티미디어 활용이 이미 보편화해 있다』며 『교육현장의 멀티미디어도입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교육현장에서 뒤떨어지면 미래사회의 전망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교육현장에서도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교육의 필요성이 높게 인식되고 있다. 양정고 엄규백교장은 『세상은 놀랍게 변화하고 있지만 학교의 모습은 몇세대를 두고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19세기말이나 지금이나 15평 남짓한 교실에 칠판과 책상, 의자를 놓고 교육시키는 모습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엄교장은 『학교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멀티미디어 교육, 정보화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며 『학교가 정보화에 앞장서지 않고서는 사회정보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양정고에서는 대화형 학습기기인 대화형 CD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영어와 같은 어학교육에는 멀티미디어 학습이 커다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멀티미디어도서관 궁극목표◁
현재 각 학교별로 부분적으로 멀티미디어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멀티미디어 학습이 전체 교과로 번지기에는 역부족이다. 어학실습실 또는 시청각실을 운영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선교사들을 비롯한 교육 전문가들은 멀티미디어 교육의 궁극적인 형태로 각급 학교에 멀티미디어 도서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다. 교과시간에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활용함과 동시에 학생들 스스로가 이를 통해 자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학교내 각종 멀티미디어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학생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찾아보며 학습할 수 있을 때 창의적인 교육을 이뤄낼 수 있기 때문이다.<이지선 기자>이지선>
◎멀티미디어도서관은 이렇게/도서정보시스템·VTR부터 시작/인터넷 등 스스로 정보활용토록
멀티미디어 도서관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다양한 매체를 비치해 마음놓고 원하는 정보를 찾고, 익힐 수 있도록 구성돼야 한다. 이제까지 학교 도서관이 대부분 교과서를 반복 학습하는 「독서실」의 의미였지만 멀티미디어 도서관은 학생들이 찾아서 공부할 수 있도록 자율적인 정보 활용을 가르치는 터전이다.
멀티미디어도서관은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매체를 기반으로 구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서관의 오랜 주인인 책을 빼놓을 수 없지만 수많은 도서의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게 도서정보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면 좋다. 오디오나 비디오 테이프도 교육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대화형CD나 PC 등 학습을 지원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기를 덧붙여 일상적으로 멀티미디어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한다. 또 멀티미디어 PC를 전화선이나 근거리 통신망(LAN)으로 연결, PC통신이나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통신을 활용하면 무궁무진한 정보를 내것으로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일이다. 원하는 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교과목에서 스스로 정보를 찾아 정리하는 훈련을 통해 멀티미디어 도서관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한국컴퓨터교사 연구회 김효원회장은 『정보화교육의 핵심은 미래사회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정보인을 길러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의미에서 이제까지의 정보화교육이 지나치게 하드웨어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한다. 김회장은 『앞으로 교사들의 역할은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 찾는 법과 활용하는 법을 가르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지선 기자>이지선>
◎이 학교선/중동중고/5억 투입 연내 문 연다/CD롬 타이틀 등 교사가 직접 개발/바코드로 분류
공부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학과수업을 마치고 복습하는 학생은 멀티미디어 도서관을 찾아 다양하고 풍부한 정보를 접하며 스스로 공부한다. 도서관의 PC에 연결된 서버에서 「세계지리」 수업시간에 배운 「높새바람」(푄현상) 학습자료를 전송받으면 높새바람을 일으키는 요인과 대기, 기온의 변화가 그래픽으로 펼쳐진다. 책만 읽어서는 알기 어려웠던 내용을 그림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세계지도를 통해 푄현상이 나타나는 지역에 대해서도 한눈에 알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인터넷으로 연결된 데이터베이스에 연결해볼 수 있다.
중동중·고에서는 살아 있는 교육터전을 만들기 위한 멀티미디어도서관 구축작업이 한창이다. 올해말 개관을 목표로 멀티미디어도서관에만 5억여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멀티미디어도서관이 문을 열면 학생이나 교사들이 누구나 자유롭게 도서관을 찾아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찾아 학습할 수 있다. 진정한 자율학습을 돕는 시설이 되는 것이다.
멀티미디어도서관에는 기존 도서관 같이 다양한 종류의 책뿐만 아니라 CD롬 타이틀 오디오 비디오자료가 비치된다. 이 자료들은 모두 바코드로 분류·관리돼 원하는 정보를 컴퓨터를 통해 쉽게 검색할 수 있다. 또 통신망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찾아 볼 수 있도록 구성된다.
중동중·고는 학생들이 멀티미디어도서관에서 이용할 학습자료를 직접 교사들이 만들 계획이다. 「툴북」과 같은 멀티미디어 저작도구를 활용하면 CD롬타이틀 같은 멀티미디어 교재를 직접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 교사들을 대상으로 저작도구 활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11월께에는 각과목별로 교사들이 직접 만든 CD롬타이틀을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박영환 교사는 『처음에는 정말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을지 두려웠지만 직접 배워보니 쉽게 만들 수 있었다』며 「문제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중동중·고는 앞으로 CD롬타이틀뿐 아니라 각과목의 강의를 대형 서버에 저장해 학생들이 통신망을 통해 음성과 화상으로 강의내용을 들을 수 있도록 구성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서광렬 행정실장은 『학교 경쟁력도 결국은 정보화가 좌우한다』며 『중동인이 미래 정보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환경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박상우 기자>박상우>
◎해외선/주문형비디오방식 각종 영상자료 검색/정부출연기관서 초등학교에까지 지원
미국 등 선진국의 멀티미디어 도서관은 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열린 교육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는 CD롬이나 대화형CD 자료검색시설과 인터넷접속 컴퓨터 등이 구비돼 있어 학생들 스스로 정보를 검색하는 능력을 키워주고 있다.
미네브래스카주 링컨고의 멀티미디어 도서관은 가장 성공적인 운용사례중 하나다. 이 학교는 초고속정보통신망을 통해 각종 영상교육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주문형 비디오」(VOD) 방식의 멀티미디어 도서관을 운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각종 영상자료가 수록된 미IBM사와 네브래스카대학의 중앙컴퓨터에 접속해 리모컨으로 미 항공우주국(나사) 스미소니언박물관 등의 영상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이 멀티미디어 도서관은 IBM과 주정부 등이 공동 추진하는 초중고영상정보검색시스템 보급 프로젝트인 「에듀포트」시범사업의 하나로 선보였다. 링컨고의 운영방식은 영상자료의 효율적인 활용모델로 꼽혀 일본 싱가포르 벨기에 프랑스등의 학교에서도 도입하고 있다.
영국 웨일스지방의 윌시초등학교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인 「국립교육공학연구소」(NCET)의 지원으로 휴대형 컴퓨터와 교육용 CD롬타이틀 등을 갖춘 멀티미디어 도서관을 운영중이다. 이 도서관은 학교 대학 연구소 등과 접속할 수 있는 초고속교육망인 「슈퍼자넷」과 연결돼 인터넷등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NCET는 윌시초등학교 외에 웨일스지방의 1,700여개 초등학교에 멀티미디어 도서관 구축사업을 벌이고 있다.
일본의 가와사키(천기) 시립과학기술고의 멀티미디어 도서관도 주입식 학교교육을 개선하는 바람직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문부성 산하 「컴퓨터교육개발센터」(CEC)가 추진하는 「100개교 네트워크 지원사업」의 하나로 설치된 이 멀티미디어 도서관은 인터넷접속컴퓨터, 교육용소프트웨어 등을 갖춰 학생들의 교과학습을 돕고 있다.<홍덕기 기자>홍덕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