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모양새 긍정적” 기대감속에/「방문=사과」 오해·두 김 부각 경계국회 정상화의 상징적 이벤트로 거론돼온 이홍구 신한국당 대표의 야당사 방문문제에 대해 여권내부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우선 이대표는 기회있을때마다 『야당사를 방문해 두 김총재와 면담기회를 갖고자 하는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유화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는 이대표가 개원을 정치협상의 대상으로 삼을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야권이라는 상대의 실체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인식을 중시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여야대결의 모양새보다는 가급적 대화와 타협을 모색하는 새로운 리더십을 선보이고 싶은 이대표의 기대감도 어느정도 작용했던것 같다. 하지만 개원에 따른 여야의 입장차가 워낙 컸던 관계로 이대표의 야당사 방문은 실효성 차원에서 성사여부가 불투명했던 게 사실이다.
물론 이 문제는 그동안 여야협상과정에서 「비공식 의제」로 심심치않게 거론돼왔다. 이대표의 야당사 방문을 통해 야당측이 개원의 전제조건중 하나로 내세웠던「여당의 의원영입에 대한 사과및 추가영입 중단선언」이란 고리를 상징적으로 중화시키자는 여야의 비공식적인 양해가 바탕에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신한국당으로서는 의원영입에 대한 사과는 있을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대표의 방문 자체가 4·11총선이후의 파행정국에 대한 정치권의 유감표시로 이해되고 여야화해의 제스처로 비추어진다면 긍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대표가 야당사방문문제를 계속 「열린카드」로 인식하고 있는데 반해 여권의 일부 인사들은 『이미 물건너간 카드로서 현시점에서는 불필요하다』는 부정적 견해를 제기하고 있다. 신한국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1일 『이대표의 야당사 방문은 개원협상의 초기단계에서나 가능했던 일』이라며 난색을 표시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이대표와 두 김총재의 개별면담이「방문=사과」라는 등식으로 여론에 비쳐질 수 있다는 점과 이로인한 「두 김씨의 부각」을 동시에 경계하는 눈치이다. 이 때문에 이대표의 야당사 방문은 신한국당 지도부에서조차 의견조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듯하다. 이에대해 야당측은 『이대표 방문은 신의에 관한 문제』라는 반응과 함께 여야협상이 완전타결된후 언제든지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그의 야당사방문은 여권내부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대한 판단과 이대표의 현실인식 사이에서 선택의 문제로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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