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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LA아리랑」(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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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LA아리랑」(TV평)

입력
1996.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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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없는 웃음선사 「시트콤」 정착 새장/거짓말 일쑤·교포사회 애환과 갈등 풍자 미흡 아쉬움도28일 221회로 막을 내린 「LA아리랑」(SBS, 신동익등 극본, 김병욱 연출)은 편안한 즐거움을 준 드라마였다. 등장인물들은 사소한 결점은 지녔지만 하나같이 정이 많고 낙천적이었다. 무엇보다 상대를 이해하고 잘못을 싸안으려는 열린 마음을 보여주었다. 가족간에 조그만 갈등은 있었지만 사랑과 이해로 해결해 갔다.

시청자들은 여기저기서 가스관이 터지고 하반기 경기전망이 어둡다는 우울한 뉴스를 들으면서도 「LA아리랑」이 던지는 밝고 따뜻한 나라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갈등을 쉽게도 해결해가는 그들을 보며 현실이야 어떻든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LA아리랑」의 성공요인으로는 시트콤(시추에이션 코미디)이라는 형식을 잘 활용해낸 연출진의 노련함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 SBS는 「오박사네 사람들」 「오경장」등을 통해 우리나라에는 익숙지 않은 시트콤이라는 드라마형식을 우리에 맞게 정착시키는데 성공했다. 적당한 규모의 인물과 관계를 설정하고 30분이내에 담을 수 있는 생활주변의 에피소드를 발굴해냈다.

또한 일반 드라마와는 다른, 호흡이 짧은 연기를 능숙하게 소화해낸 배우들의 순발력과 감각도 드라마의 성공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특히 소녀같은 순수함을 지닌 신식할머니 역의 여운계와 점잖고도 이해심 많은 가장 김세윤, 잔꾀에 능한 철없는 아들 이영범, 공처가인 이정섭등 주요 배역진의 연기호흡은 돋보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LA의 중산층 이민가정을 무대로 하면서도 자녀교육문제 등 가치관의 혼돈을 겪는 교포사회의 애환과 갈등을 날카롭게 풍자하지 못해 현실성을 결여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큰 어른인 여운계여사가 친구들과 놀러가기 위해, 또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밥먹듯이 거짓말을 해대고 자녀들에게 억지를 쓰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웠다. 등장인물이 하나같이 거짓말에 능하다는 설정은 코미디임을 감안해도 비교육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LA아리랑」은 어둡고 무거운 내용이 주를 이루는 드라마의 탁류속에서 건강한 드라마의 전형을 보여주었다는 점은 평가를 받을만 하다.<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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