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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대표소설선」·「이문열 세계명작산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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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대표소설선」·「이문열 세계명작산책」 출간

입력
1996.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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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중단편 모은 “명작의 숲”/한국현대대표소설선­낯선 작가·작품 새평가/이문열 세계명작산책­주제별 분류 독특휴가철에 명작의 숲을 찾아가는 오솔길을 안내할 국내외 중단편 소설선집이 서점가에 선보인다. 「한국현대대표소설선」(창작과 비평사간)과 「이문열 세계명작산책」(살림간)은 여름철 책 선택의 갈등에 빠지기 쉬운 독자들의 고민을 덜어 줄 것으로 보인다.

전9권중 6권이 먼저 나온 「한국현대대표소설선」은 1910∼50년대 발표된 국내의 중단편 165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편집은 림형택 성균관대 교수, 정해렴 창비편집 고문, 최원식 인하대 교수, 문학평론가 임규찬씨, 김재용 연세대 객원교수가 맡았다. 이 선집은 낯선 작가와 작품을 새롭게 평가하고 있는 점에서 기존의 다른 선집과 구별된다. 신채호의 우화소설 「용과 용의 대격전」, 최찬식(또는 그의 아버지 최영년)으로 추정되는 작가 태화산인의 「우의」, 양건식의 「귀거래」, 「조선유학사」를 쓴 현상윤의 「핍박」등이 요즘 언어생활에 맞게 보완돼 실렸다. 또 1940년 아쿠타가와(개천)상 후보작이었던 김사량의 「빛 속에서」도 번역됐다.

작가에 통념처럼 따라붙던 대표작도 편집진 판단에 따라 수정됐다. 염상섭의 경우, 습작이던 「표본실의 청개구리」가 빠지고, 전화 보급이 시작되던 1920년 당시의 세태를 그린 단편 「전화」, 친일귀족과 일본여인을 부모로 둔 가정의 갈등을 그린 「남충서」가 들어갔다. 이광수는 조선인유학생과 일본여인의 사랑과 파탄을 다룬 단편 「혈서」가, 채만식은 단편 「레디메이드 인생」 대신 「명일」이 대표작으로 뽑혔다. 해금된 월·납북작가 이기영 한설야 송영 이태준 박태원 안회남 김남천 이북명 엄흥섭 박로갑 현덕 등과 재북작가 최명익 등의 대표작품이 2∼3편씩 실렸다. 나머지 3권에는 정한숙 손소희 강신재 장용학 오영수 오상원 김성한 박경리 서기원 손창섭 이범선 이호철 최일남 하근찬 한무숙씨 등 최근 작가의 작품을 담게 된다.

소설가 이문렬씨는 외국의 중단편을 모아 해설을 붙인 「이문열 세계명작산책」을 이달 중 살림출판사에서 낸다. 이씨가 세종대에서 「현대문학 특강」을 하면서 선정한 작품을 담고 있다. 모두 12권으로 완간될 선집 중 5권이 먼저 나오는데 시대·국가별로 구성된 기존 외국문학선집과 달리 주제별로 나누었다. 「사랑의 여러 빛깔」 「죽음의 미학」 「성장과 눈뜸」 「환상과 기상」 「삶의 어두운 진상」등 공통 주제에 맞는 소제목에 따라 10편을 한 권으로 묶었다. 안톤 체호프, 모파상, 가와바타 야스나리(천단강성), 헤르만 헤세, 헤밍웨이, 서머싯 몸 등의 잘 알려진 작품도 있지만 스티븐 베네, 프랭크 오코너, 포송령(푸성링), 넥쇠, 라게르크리스트, 에이메 등 새롭게 접하는 작가의 작품도 눈에 띈다. 나머지 책은 「비틀기와 뒤집기」 「시간의 파괴력과 돌아보는 쓸쓸함」 「병든 조개의 진주」 「강건과 비장」 「순수와 서정」 「추리」 「무기로서의 리얼리즘」등의 주제로 꾸며진다. 이씨는 『현대소설을 강의하면서 전범이 되는 외국 명작도 가르칠 필요성을 느꼈다』며 『주제에 따라 작품을 모아 소설을 쓰려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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