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위 의석비·방송법 개정도 팽팽/여야 이견 불구 벼랑끝 타협 전망/상임위장 배분·추가영입 중단문제 등은 의견 접근완전타결을 이뤄 가는 듯 하던 여야의 개원협상이 막판 쟁점현안의 벽을 넘지 못하고 주춤거리고 있다. 여야 3당은 1일 총무회담을 열어 절충을 시도했으나 몇가지 사안에 대해 이견을 보여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검·경중립성에 관한 표기방식과 제도개선특위 및 「4·11총선관련 공정성시비 조사특위」(가칭)의 의석비율, 그리고 방송법개정문제 등이 그것이다. 반면 나머지 협상의제인 상임위원장 배분은 신한국당, 국민회의, 자민련이 각각 9석, 4석, 3석을 차지한다는 데 대체적인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무소속영입에 대한 여당의 사과 및 추가영입 중단선언 문제는 이홍구 신한국당 대표의 야당방문시 정치적 유감표명 또는 총무들의 합의문에 이같은 표현을 포함하는 선에서 합의될 가능성이 높다.
검·경문제에 대한 표기방식과 관련, 국민회의는 검·경을 반드시 명기, 「검·경 중립성 강화」가 돼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신한국당은 「선거에 관한 공직자 중립성제고」로 맞서고 있다.
자민련은 내심 여당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국민회의의 집착이 워낙 강해 국민회의와 공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검·경문제를 비롯한 정치관련법의 개정을 논의할 제도개선특위의 위원구성비에 대해서도 여야는 각기 의석비율과 여야동수를 주장, 이견을 보이고 있다. 신한국당은 다수결의 국회법정신에 입각, 당연히 의석비율에 따라 특위가 구성돼야 한다는 논리다. 94년 1월 정치관계법 특위가 여야동수로 구성된 선례가 있긴 하지만 이때도 여야는 「예외」임을 천명했다며 당시 합의문을 공개했다.
그러나 야당측은 『중요한 정치적 고비마다 7차례나 여야동수 특위를 구성한 전례가 있다』면서 『의석비율로 하려면 굳이 특위를 구성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공정성시비 조사특위」의 구성비율을 둘러싼 이견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다가 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이날 제도개선특위를 통한 방송법 개정의 관철을 총무단에 지시함으로써 이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의 입장차이에도 불구, 국회폐회일인 4일까지는 원구성이 이뤄질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무엇보다 『어떤 일이 있어도 회기내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각당총무들의 언급에서 볼 수 있듯이 비난여론에 밀린 여야의 정국수습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또 야권공조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이상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그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다. 이와함께 각론에 있어서도 돌파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공정성시비 조사특위」의 구성비율의 경우 국정감사·조사법 4조는 교섭단체의 의석수 비율에 따라 특위를 구성토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야당의 여야동수안 관철에는 그만큼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방송법개정은 자민련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변수이지만 방송법은 어차피 문공위에 상정돼 개정문제가 논의될 예정이어서 검·경문제 등 다른 현안에 비해 상대적으로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협상의 관건은 검·경의 표현방식과 제도개선특위의 여야구성비율로 압축된다. 현재로서는 각각의 사안에 대해 더 이상 절충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국회주변에서는 여야가 막판에 주고받기식 타협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신한국당의 협상라인에서는 검·경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여야동수 특위를 수용하는 절충안이 흘러나오고 있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여권일각에는 『야당에게 장기투쟁의 빌미를 줄수있다』며 그 반대의 타협안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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