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외여행경비 2조 물쓰듯/흥청망청 풍조 경제 타격/저축률은 20%대로 “뚝”… 과소비 자제 시급1인당 소득은 이제 갓 1만달러시대에 접어들었는데 씀씀이는 2만달러시대로 치닫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경쟁력 약화로 수출이 급감하고 있는데다 노사분규까지 겹쳐 우리나라 경제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는 데도 소비행태는 흥청망청이다.
1일 한국은행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올들어 5월까지 모두 5조2천억원(65억달러)어치의 소비재를 수입해와 먹고 마시고 입는데 쓴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에 해외여행에 쓴 돈은 2조3천7백억원(29억6천만달러)에 달했다. 1∼5월중 소비재수입액을 전국 1천2백96만가구(95년말 기준)로 나눈 가구당 평균 소비재수입금액은 40만원에 달했다.
이같은 소비재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3% 늘어난 것으로 산업활동에 필요한 다른 분야보다 수입증가속도가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재와 원자재 수입은 같은 기간에 각각 8.3%, 17.6%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사치성 소비재인 배기량 3천㏄이상 승용차와 모피의류 수입이 올들어 5월까지 1백23%와 2백55% 증가한 것을 비롯, 골프용품 에어컨 화장품 위스키등 고급소비재의 수입은 50%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수입에서 차지하는 소비재비중도 95년 10.1%에서 올 1·4분기 10.5%, 4월 10.7%, 5월 11.1%로 높아지고 있다.
또 소득증가로 해외여행자가 늘고 씀씀이도 커져 올들어 5월까지 모두 1백75만4천명이 해외나들이에서 1인당 1백35만원(1천6백87달러)씩 모두 2조3천7백억원(29억6천만달러)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여행경비는 94년 1천4백30달러에서 95년 1천6백60달러로, 총여행경비는 같은 기간 45억달러에서 63억달러로 각각 증가했다.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은 『우리국민은 소득이 1만달러에 불과한 데도 국민소득 2만∼3만달러수준의 선진국을 뺨치는 소비행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경제가 위기국면을 맞고 있는 만큼 사회전반에 만연된 과소비분위기를 진정시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과소비분위기를 반영해 개인금융자산증가액을 개인가처분소득으로 나눈 개인금융저축률은 90년 32.1%에서 94년 33%로 소폭 높아졌다가 지난해 29.9%로 대폭 낮아졌다.<이백규 기자>이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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