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좌담회 “청소년문화 보호” 결의/각사 연대보조·논의조직 별도 구성 등 구체화PD들의 표절가요 추방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초 MBC라디오 가요프로 담당PD들이 자율심의기구를 구성, 대중가요의 표절을 근절하기로 한데(본보 6월7일자 25면 보도) 이어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회장 이규환·이하 PD연합회)도 각 방송사 PD간의 협의를 통해 표절가요와 저속하고 유해한 내용의 가요를 추방하는데 힘을 쏟기로 했다.
PD연합회는 지난달 27일 각 방송사 일선 쇼프로그램 PD들이 참석한 가운데 「방송가요 자율심의,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좌담회를 갖고 방송사간의 논의 조직을 만들어 이 문제에 대처하기로 했다. 일선 PD들은 방송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PD 개개인의 자성과 함께 각 사간의 공동보조가 절실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방송사 내부에서 표절가요를 근절하기 위한 움직임은 부분적으로 있어 왔지만 PD연합회 차원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일기는 처음이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가요에 민감한 청소년들을 장삿속에 눈이 먼 어른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불건전, 표절가요를 거르는 것은 PD의 양심이라기보다 사회적인 책임이다』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한 참석자는 『표절에 대해서는 심포지엄을 마련해 방송인 외에 음악제작자, 평론가들의 의견을 모아 대처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최근 방송사는 표절로 가요계를 떠났던 그룹 「룰라」를 서둘러 복귀시키고 비속한 가사로 문제가 된 「DJ DOC」의 노래 「OK? OK!」를 무분별하게 방송하는등 무책임한 자세로 여론의 비난을 받아 왔다.
PD들은 『시청률(청취율) 때문에 가요가 청소년에게 주는 영향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공연윤리위원회(위원장 윤상철) 심의가 없어진 상태이므로 가요의 심의에는 더욱 철저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7일부터 새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이 발효됨에 따라 공륜의 가요 사전심의가 없어져 유해가요에 대한 공식적인 여과장치가 없어진 셈이 됐다. 따라서 가요의 방송여부는 온전히 방송사와 PD의 자율에 맡겨지게 됐다.
한편 가요계 일각에는 『방송사나 PD집단의 자율적인 제재라 하더라도 가요인들의 상상력과 창작의지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 자칫 공륜 대신 또하나의 사전심의기구를 만드는 결과가 될 수도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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