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어제 TV유세 불구 주가노프 건강공세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1일 건강이상설을 일축하듯 러시아 TV에 모습을 나타내 유권자들에게 결선투표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옐친은 이날 약 2분간에 걸친 짤막한 연설을 통해 『3일 실시될 결선투표에 꼭 참가해 러시아를 위한 바른 선택을 해달라』고 말했다. 옐친의 목소리는 약간 쉰 듯 했으며 몸이 굳어 보였으나 어조는 분명했다. 옐친이 연설한 원고는 미리 준비한 것으로 연설하기 쉽게 짧은 문장으로 되어 있었다.
옐친이 모습을 보이기는 했으나 현재 건강상태가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지난 주말부터 불거져 나온 건강이상설은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3일의 결선투표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옐친 진영에는 「감표 비상」이 걸려 있다. 건강이상설을 진화하기 위한 옐친 진영의 부산한 움직임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관측통들은 1차 투표에서 3위를 한 알렉산데르 레베드와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등 군소후보를 지지했던 33% 안팎의 유권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옐친의 건강이상설로 심리적인 동요를 일으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심리적인 영향은 아직 지지후보를 선택하지 못한 부동층에게 더욱 크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특히 투표 직전 어쩔 수 없이 옐친 대통령을 선택할 것으로 관측됐던 잠재적 옐친지지자들이 대거 기권할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겐나디 주가노프 후보는 상당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주가노프측이 옐친의 건강이상설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고 있어 친옐친 성향의 유권자들이 주가노프쪽으로 기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1차 투표에서 탈락한 군소후보들을 거의 끌어들인 옐친이 이미 대세를 장악한 상태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문제는 투표 당일까지 현재의 「이상 기류」가 더 확산되느냐의 여부일 것이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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