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원 따돌리고 호텔서 밀회” 주장/백악관 직원들 방만한 행태도 지적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백악관 인근의 호텔에서 밤마다 미모의 여성과 엽색행각을 벌여 왔다는 내용의 책이 나와 미국이 들끓고 있다. 93∼95년 연방수사국(FBI)요원으로 백악관에 파견 근무했던 게리 알드리치가 쓴 「무제한 접근, 클린턴 백악관내의 FBI요원」이라는 이 책은 클린턴 대통령이 밤에 비밀경호원들을 따돌리고 백악관 근처의 특급호텔 J.W 매리오트에 「자주」 드나들며 한 여성과 밀회를 즐겨 왔다고 폭로했다. 또 클린턴이 출입한 호텔방은 「꽤 지명도가 높은」 한 여성이 전세를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소 민주당출신 대통령의 백악관 차지를 못마땅하게 여겨 온 알드리치는 이 책에서 백악관 관리들의 평상복 차림, 상스러운 말투, 쓰레기통같은 사무실 등 「베이비 붐 세대 대통령」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방만한 근무행태를 낱낱이 고발했다. 이 책에 실린 백악관의 풍경은 부정적인 색깔 일색이다. 「백악관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던 한 여성은 속옷도 입지 않은채 출근을 했다.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의 요상한 복장을 한 직원들, 귀걸이를 하거나 말총머리를 한 남자직원들,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마약주사기와 섹스기구가 걸려 있기도 했다」 등등이다.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이 책이 최근 워싱턴 타임스와 뉴욕 포스트 등 일부 언론에 소개되자 백악관은 벌집을 쑤셔놓은 꼴이 됐다. 클린턴은 이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대변인을 비롯한 고위관리들은 「말도 안되는 3류소설」 「터무니없는 날조」등의 용어를 구사해 가며 비난하기에 바쁘다.
클린턴이 측근중의 측근인 브루스 린지 법률부 고문이 손수 운전하는 승용차 뒷좌석에 누워 담요를 뒤집어 쓴채 백악관 옆문을 빠져 나갔다는 주장에 대해 백악관 경호실측은 『경호실이 모르는 대통령의 나들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펄쩍 뛰고 있다.
진상이 어떻든 알드리치는 이 책으로 하루아침에 미국은 물론 전세계 언론의 각광을 받게됐다. ABC, NBC 등 미국방송은 물론 BBC 등 외국방송사들과의 인터뷰가 줄을 잇고 있다. 백악관이 이례적으로 언론사에 보도자제를 요청하기도 했으나 언론은 이를 묵살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소란에도 불구하고 뉴스위크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49%를 획득, 33%를 얻은 공화당의 밥 돌후보를 멀찌감치 앞섰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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