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의원 통한 「우회문책」 검토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심각한 「김상현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제 자신에 대한 후농(김지도위의장)의 「도전」의사는 분명해졌다. 그는 지난달 28일 정치학회연설에서 대선후보 실질경선과 선등원론을 제기했다.
검·경 중립화에 대한 김총재의 집착을 감안할 때 이 문제 해결을 전제로 하지 않은 등원론은 김총재에 대한 정면도전이나 다름없다. 후농은 사석에서 『김총재가 승리가능성이 희박한데도 대선출마를 강행하면 나라도 나서 막겠다』고까지 했다.
동교동계가 「끓는」것은 당연하다. 적전분열책임을 물어 해당행위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강경 목소리도 나온다. 김총재도 후농의 연설내용을 전해듣고 매우 언짢아했다고 한다. 한 측근은 『김총재가 후농에게서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끼는 것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총재는 밖으로 감정을 표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측근들에게 말단속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정면대응이 결코 이로울 것이 없다는 판단 때문인 듯하다. 김총재진영에서 후농과의 결별까지도 각오하자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내년 대선을 위해 지푸라기 하나라도 끌어모아야 하는 김총재로서는 후농을 함부로 내칠 수 없는 처지다. 그렇다고 그의 공공연한 도전행보를 방치할 수도 없다. 「가랑비에 옷젖는」 사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총재의 고민이 있다.
김총재측은 그래서 우회로를 생각하고 있다. 직접대응을 피하고 소장의원들을 통해 후농의 「적전분열발언」에 대한 책임을 묻는 형식이다. 한편으로는 후농에게 내년 「대선이후」에 대한 비전 제시 등으로 신뢰회복을 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하지만 돌아선 연인을 붙잡기 어렵듯 이미 DJ대통령만들기에서 마음이 떠난 듯한 그를 붙잡기는 쉽지않을 것 같다.<이계성 기자>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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