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발전 아시아 단일 모델은 없다”/한·중·일 가족문화 바탕 상이한 구조「역사의 종언(End of History)」의 저자로 유명한 프랜시스 후쿠야마박사(미국 랜드연구소 자문역)가 28일 삼성경제연구소 창립 1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에서 「사회자본과 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후쿠야마박사는 『경제성장에 유용한 아시아형 단일 경제발전모델은 존재하지 않으며 서방에 필적할만한 통일된 「유교권의 도전」도 없다』고 주장하며 한국과 일본 중국등 아시아 3국이 각기 상이한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경제발전형태 역시 서로 다른 경로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효율적인 경제조직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형태의「사회자본」 가운데 가장 자연발생적인 것이 바로 가족이라고 전제, 3국은 이러한 가족적인 문화를 토대로 상이한 경제구조를 발전시켜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전형적인 집단사회인 일본은 가족범위를 넘어선 다양한 종류의 자발적 연대체들로 조밀한 네트워크체제를 구성, 대규모 기업경영형태를 개척해온 반면 중국은 견고한 가족중심 문화에서 출발, 현대적 기업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문화적 한계와 정치체제의 정통성 부재 및 부패로 인해 전략적산업을 창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반면 한국은 가족구조면에서 중국쪽에 가깝지만 대규모의 기업과 고도로 집중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70년대 한국경제는 가족주의를 토대로 한 중소기업형태로밖에 발전할 수 없었으나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거대복합기업의 육성을 촉진한 반면 대만은 국민당정부가 언젠가 당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대기업의 육성을 꺼렸으며 결과적으로 대만은 중소기업중심의 경제구조를 구축했고 한국의 대기업은 반도체 자동차 항공등 자본집약적 산업에서 미국과 일본에 필적할 만큼 성장하게 됐다고 그는 풀이했다.
그는 이같은 분석을 근거로 아시아형 경제발전모델을 하나로 꼬집어 제시할 수 없으며 그에 따라 서방에 필적할 통일된 「유교권의 도전」도 없다고 결론내렸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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