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이후 유세일정 모두 취소 공석 안나타나/작년 두차례 입원… 하루20시간 유세 무리온듯대선 결선투표를 앞둔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 옐친대통령은 6·16 대선이후 3위 득표자인 알렉산데르 레베드 후보를 영입하고 알렉산데르 코르자코프 전경호실장 등 측근 세력을 축출하는 과정에서 부지런히 TV화면에 등장했으나 최근 며칠동안 그의 모습이 화면에서 사라졌다.
특히 그가 27일로 예정했던 툴라지역의 선거유세를 취소한데 이어 빅토르 일류신 대통령 비서실장이 28일 『옐친은 원기를 회복할 휴식이 필요하다』고 밝혀 「건강 문제」가 옐친의 재선 가도에 최대의 이슈로 떠오르게 됐다.
그의 건강상태는 선거유세기간 내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지난해 2월 알마아타 독립국가연합(CIS)정상회담에서 보좌관들의 부축을 받아 처음으로 건강상의 문제점을 드러낸 그는 7월과 10월 두차례나 심장병으로 장기입원 요양한 전력이 있기때문이다. 또 그가 육체적으로 힘든 선거유세를 정신력으로 버텨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였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하루 20시간씩 강행군을 계속했다.
물론 그의 건강이상설을 일축하는 분석도 있다. 그가 레베드 후보를 중심으로 하는 1,200만∼1,300만 민족주의 성향의 유권자들을 겨냥, 선거운동을 레베드에게 맡겨 놓고 2선으로 물러나 있다는 선거전략적인 분석이다. 레베드의 지지층이 결선투표에서 옐친대통령보다는 주가노프후보쪽으로 더 몰릴 것이라는 일부 분석도 있어 레베드를 일선에 세워 두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그의 건강이상 여부는 조만간 밝혀지겠지만 이 문제는 나흘 앞으로 다가온 결선투표에서 결정적인 변수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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