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만에 공급인력 437명 신청 “업무마비”/부처국장·외교관·교수·한은출신도 지원/내달 중순 선정이후 탈락자 처리 고심도중소기업청이 고급 퇴직인력의 경험과 지식을 중소기업에 활용하기위해 17일 모집을 시작한 「원로봉사단」에 지원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봉사단 운영계획을 발표할 때만해도 신청자가 적을까 우려했던 중기청 직원들은 지원쇄도에 타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을 지경이고, 벌써부터 선정후 탈락자들의 처리문제에 골몰하고 있다.
28일 중기청에 따르면 전날까지 신청한 인원은 437명. 휴일을 빼면 하루평균 40명이상이 지원한 셈이다. 이들은 적당한 소일거리를 찾는 60대이상 원로에서부터 명예퇴직후 제2인생을 준비하던, 혈기왕성한 40대후반 또는 50대에 이르기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는데 그중에는 자원봉사를 하겠다며 찾아온 30대 세무사나 명예퇴직 예정자도 있었다.
게다가 당장 현업에 종사하더라도 무리가 없을 만큼 경력이 화려했다. 중앙부처 국장, 대사급 외교관, 한국은행 1급간부, 은행지점장, 대학교수, 대기업사장및 임원, 컨설팅회사 대표 출신은 물론 석·박사출신도 상당수에 달했다. 또 신청자의 절반 가까이는 토목기사 증권분석사 경영지도사 기술지도사 원가관리사 세무사 행정사 손해사정인등의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었다.
중기청의 신종현인력지원과장은 『직접 방문해 단원참여를 부탁하는 열성파들이 적지 않다』며 『일할 의욕이 있는데도 퇴직한 유휴인력이 많은데 새삼 놀랐다』고 말했다. 모은행 지점장을 지낸 장모씨(75)는 아직 건강에 자신있다며 봉사단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고, 중소기업의 고문을 맡고 있는 이모씨도 겸업을 하면서 봉사단활동이 가능한지 묻기도 했다. 서울시 세무과를 거쳐 대기업 부장까지 지낸뒤 전기자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홍순권씨(58)는 『여건이 어려운 중기들을 위해 1주일에 이틀정도는 봉사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일부 지원자는 과거 화려했던 경력사항을 담은 서류나 잡지등에 실린 자신의 기고문을 첨부해 발탁(?)을 유도했고,「원로」라는 명칭을 활기있고 능력있는 느낌을 주는 말로 바꿔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중기청은 29일 접수가 끝나면 단원 증원을 검토할 계획인데 7월중순에는 선정위원회를 통해 금융 세무 경영 기술등 분야별로 인원을 확정, 중기에 대한 자문 지도 상담활동을 펴도록 할 방침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탈락자들의 경우 7월1일 노동부와 경영자총협회등과 함께 가동하는 「고급인력정보센터」에 등록하고 원하는 사람에게 알선업무등을 맡기는등의 활용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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