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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하반기가 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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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하반기가 더 문제다

입력
1996.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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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재고량 작년 동기비 20.6% 급증/물가 올들어 3.8%상승 억제목표선 위협/기업들 경기비관… 일부 장기불황 우려우리 경제가 하반기에 더욱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물가불안 국제수지악화 증시침체등 전반적으로 위기상태에 빠져있는 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을뿐 아니라 뚜렷한 대응책도 없어 앞으로의 경제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물가는 이미 올해 억제목표선에 접근한데다 내수 수출 모두 둔화해 5월중 재고증가율이 90년6월이후 최고를 기록했으며 기업들은 앞으로 경기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경제가 장기불황에 빠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28일 재정경제원등 관계 당국에 따르면 5월중 산업생산이 호조를 보여 제조업 가동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철강 반도체 등 주력업종의 수출부진 등으로 재고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20.6%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재고 증가율은 90년6월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앞으로 경기 연착륙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반도체 및 전자부품은 재고증가율이 112.8%나 됐으며 철근등 1차 금속은 62.1%, 자동차는 30.2%에 달했다.

6월중 소비자물가는 전달보다 0.3%가 올라 올들어 6월말까지 3.8%의 상승률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3.1%를 초과하면서 올해 억제 목표선인 4.5%를 위협하고 있다. 7월부터 교육세 부과로 담뱃값이 100∼300원 오르고 석유류가격도 인상되는데다 서울 시내버스요금이 340원에서 400원으로 오를 예정이어서 하반기에는 억제목표선을 넘어설 전망이다.

경상수지 적자도 올들어 5월말까지 81억1,000만달러를 기록, 정부의 수정 목표치인 11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통상산업부는 올해 수출액을 당초 지난해에 비해 13.5% 늘어난 1,420억달러로 잡았으나 수출부진이 지속되자 목표치를 50억달러정도 낮출 방침이다.

우리 수출의 주종목인 전자제품의 수출증가율이 6월들어 마침내 20%이하로 떨어진 것도 하반기 경제상황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 21일까지 집계된 전자·전기제품 수출규모(통관 기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7% 증가에 그쳤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미 무역협회가 올해 수출전망치를 당초 예상보다 57억달러 낮춘데 이어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LG종합상사등 주요 종합상사들도 수출목표액을 하향 조정했으며 일부 그룹들은 본격적인 감량경영에 돌입했다. 5월중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8%라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84.7%로 95년1월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나 실제 기업들은 갈수록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기업실사지수(BSI)를 보면 3·4분기 제조업의 업황전망 BSI는 103으로 2·4분기(108)보다 더낮았으며 비제조업도 90에 머물러 기업마인드가 계속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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