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 대표최형우·이한동의원 등/민감사안 언급 않고 원론수준 피력/정치철학·미래비전서 “묘한 대조”신한국당의 차기대권주자로 거명되는 이홍구대표와 최형우, 이한동의원이 한 자리에서 연설을 했다.
2박3일간의 일정으로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정치학회 하계세미나에서 이대표는 27일 만찬에서 전직 회장자격으로 인사말을 했고 최, 이의원은 28일 각각 조찬과 오찬강연을 했다. 여당 중진들이 같은 장소에서 「연설경쟁」을 벌이는 것 자체가 흔치않은 일인데다 경색정국과 대권구도 등에 대한 이들의 한마디가 여권에 파문을 일으킬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오래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막상 이들의 연설내용은 원론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한결같이 본인의 대권구상 등 민감한 사안은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 반면 국회정상화를 위한 야당의 무조건 등원을 한목소리로 촉구하며 당의 입장을 대변했다. 굳이 대권문제와 연관짓자면 「21세기에 대비한 국가발전전략수립」(최의원), 「국민통합의 정치」(이의원) 등 자신의 이미지제고를 겨냥한 정치철학과 미래비전제시 정도가 있었을 뿐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 강삼재사무총장을 통해 공개적으로 전달된 김영삼대통령의 거듭된 대권논의자제 지시와 무관치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대표는 『대학을 떠나 행정부와 정치권에 몸담은 8년동안 스스로의 계획에 의해서가 아닌 상황의 변화에 따라 진로가 결정돼왔다』면서 『일단 자기자리를 떠나면 자신의 선택여지가 없는 것같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최의원은 『나는 37년간 김대통령과 함께 한 민주화투쟁을 독립운동이라고 생각했다』고 투쟁경력을 부각시킨뒤 『야당의 수평적 정권교체론이 21세기 정치발전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의원은 『학연, 지연, 혈연과 친불친을 초월한「인정」을 베풀어야 국민통합이 가능하다』면서 『이 시대는 투쟁적 리더십보다는 경쟁력과 생산성을 중시하는 합리적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해 최의원과 차별화를 시도했다.<부산=유성식 기자>부산=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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