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내수 올들어 급격 감소… 재고 눈덩이/제조업 40%차지,경제 큰 타격전자·전기(반도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 한국경제의 견인차역할을 해온 5대 주력업종이 와해위기에 직면했다. 경쟁력약화로 수출이 올들어 급격히 줄고 있는데다 내수마저 크게 감소,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다.
28일 통상산업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0% 안팎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던 전자·전기 철강 석유화학등의 수출이 5월 일제히 감소세를 나타냈고 조선 수주물량도 올들어 30% 이상 줄었다. 특히 석유화학의 경우 수출이 지난해 95%나 늘었으나 5월에 24% 감소하는등 올들어 5월까지 7·9% 줄었다. 전기·전자의 수출도 5월중 5년여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 당국자는 『국내 제조업 생산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이들 5대 주력업종의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국내경기 전체가 침체의 늪에 빠져드는 위기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가 몇몇 특정산업에 의존한 나머지 이들 산업이 휘청거리면 국가경제 전체가 위기에 빠지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세계 10대경제대국을 넘보는 한국이 재벌그룹이 영위하고 있는 몇몇 중화학업종에 국가경제의 운명을 맡긴다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며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경공업기반을 재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 또 기술력에 바탕을 둔 `정한 의미의 수출경쟁력 확보가 절실히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례없는 수출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수출업계는 수출부진 요인으로 ▲수출단가하락(반도체) ▲엔저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선진국경기후퇴등을 들며 이같은 수출여건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하반기에는 어려움이 더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내경기 위축으로 내수판매도 부진하다. 상반기중의 자동차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5.5% 증가한 78만대에 그칠 전망이고 철강의 내수판매는 하반기에 3.2% 감소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컬러TV 냉장고 세탁기등 국내 가전3사의 5대 가전제품의 내수판매는 올들어 5월말 현재 사상 처음 감소세를 나타냈다.
수출 및 판매부진으로 재고도 크게 늘고 있다. 전자·전기업의 재고는 올 1·4분기에 52%나 늘어났고 철강(48.7%) 석유화학(17.4%) 자동차(39.9%)의 재고도 급증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철강수출은 지난해(1∼5월) 40% 늘었으나 올들어 감소세로 반전됐다. 자동차는 일본자동차업체들이 엔저를 무기삼아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면서 한국차가 계속 밀리고 있다. 자동차수출증가율이 상반기중 14.5%에 불과, 지난해(41.5%)보다 훨씬 낮아졌다.
반도체는 5월중 수출이 전년 동월대비 18%나 준 13억달러에 그쳤다. 올들어 5월까지는 90억달러로 26% 늘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율 62%보다는 아주 저조한 수준이다. 조선경기도 당분간 회복되기 힘들 전망이다.<이백규 기자>이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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