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성 제조업과 연계 중 금융·무역 중개지화/부동산 폭락세 진정… 경기 점차 활기 되찾아『중국경제가 기침을 하면 홍콩경제는 몸살까지 앓게 된다』 이같은 비유는 홍콩경제가 이미 「중화경제권」의 일원이 된 상황을 압축적으로 설명한다. 지난해 홍콩경제는 유례없는 불경기를 겪었다.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최근 4년간 최저치인 4.6%를 기록했으며 천정부지로 치솟던 부동산가격이 10∼20% 하락했고 주식시장도 침체를 면치못했다. 소비자경기도 위축돼 실업률은 3.5%로 치솟아 90년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홍콩경제의 이같은 침체는 중국이 국내시장의 과열상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금융긴축정책을 실시하자 이 여파가 홍콩경제에 일파만파의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홍콩 무역발전국 양문영 시장개척매니저(여)는 『중국이 93년 7월이후 금융긴축정책을 펴왔고 홍콩정청도 부동산가격 억제정책을 실시해 지난해 홍콩경제는 조정기를 맞았다』면서 『그러나 금년에는 부동산가격도 다소 회복기미를 보이는 등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은 90년이후 중국의 금융·무역의 중개기지로서 또 서비스도시로 변모하면서 더욱 번성해왔다. 홍콩무역발전국이 최근 발표한 「홍콩과 중국간 경제관계」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홍콩을 통해 수출상품의 반이상을 거래하고 외화소득의 3분의1을 얻고 있다. 또 중국은 외자의 60% 정도를 홍콩에 의존해왔다. 이는 홍콩이 중국의 중개무역기지로서 뿐만 아니라 외화획득및 외자조달의 창구로 변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콩에 진출한 중국기업(중자기업)만 현재 1,800여개에 이르며 이들 중자기업들이 425억달러를 홍콩에 투자하고 있다. 중자기업들은 홍콩내 식료품 공급의 95%를 담당하고 홍콩 대외무역의 25%를, 중개무역의 55%를 차지한다.
반면 홍콩의 제조업체중 85%가 홍콩의 비싼 임금과 땅값으로 인해 홍콩을 탈출, 광동(광둥)성 등 본토 남부지역으로 옮겨가 홍콩은 서비스도시로 급격히 탈바꿈해왔다. 이에 따라 금융·무역중개지로서의 홍콩과 제조업중심의 광동성을 묶은 화남경제권의 태동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홍콩 경제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홍콩내 무역업자와 기업인들은 이미 홍콩경제보다는 본토경제의 추이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중국의 대외무역기지이자 외화조달창구로 탈바꿈한 홍콩경제는 반환후에도 중국경제의 성장과 같은 궤적을 그리며 부침을 반복해나갈 것이 분명하다.<홍콩=조희제 기자>홍콩=조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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