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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증막/젊은 여성들 북적/“피부에 좋고 공해독도 말끔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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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증막/젊은 여성들 북적/“피부에 좋고 공해독도 말끔히”

입력
1996.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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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년 함께 세대넘은 휴게실로허리가 결리고 쑤시는 노인들이 주로 찾는 것으로 인식되던 한증막이 젊은이부터 중년까지 고른 연령층의 여성을 위한 휴게실이 되고 있다.

『한증을 하면 피부에 좋대요』『직장에서 스트레스가 쌓이면 전에는 사우나를 다녔어요. 한증막은 어쩐지, 좀. 그런데 어머니따라 와보니 훨씬 개운한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1주일에 한번은 와요』 20, 30대 여성들은 이렇게 말한다. 중년부인들의 변은 대부분 『이 나이 돼봐요. 허리 쑤시고 손이 저리고 온 몸에 바람이 숭숭 새는 것 같아요. 한증을 하면 며칠은 몸 아픈줄 몰라서 이렇게 다녀요』이다.

18년간 한증막을 옮겨다니며 일해왔다는 신사불한증막의 용원 유명석씨(55·여)는 『예전에는 노인들과 산후 조리하는 사람들만 찾아왔는데 요즘은 한증이 공해독을 빼준다며 젊은이들이 피로 풀러 많이 찾아온다』고 들려준다.

한증막은 황토흙으로 만들어진 원추형 굴을 소나무로 불을 때서 뜨겁게 달군 후 황토가 내뿜는 열로 땀을 빼는 우리 고유의 사우나.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나 세종 5년인 1422년에는 세종대왕이 서울에 한증원을 설치하고 의원 2명을 파견하여 질병치료를 돕도록 했으며 1427년에는 가난한 환자를 무상치료하는 한증원을 여러곳에 두고 땔감과 목면등을 공급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어 조선시대부터 병치료에 활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70∼80도 가까이 올라가는 내부 열때문에 대부분 거적과도 같은 마대 담요를 둘러 쓰고 들어가 모양새가 사나운 때문인지 70∼80년대 급속한 근대화와 더불어 한증막은 사라져갔다.

그러더니 2년전부터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증막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월말 현재 전국의 한증막은 188개. 93년말 148개에 비하면 27.02%가 늘어난 셈이다. 반면 전체 목욕업은 같은 기간 8,835개에서 9,432개로 늘어 6.75% 정도만 신장했다.

늘어나는 한증막은 한증굴 외에 부대시설을 대폭 강화, 목욕탕 쑥찜실 지압실 휴게실은 물론이고 일부는 식당까지 갖추어 한증굴 주변 풍경만 빼면 고급 사우나를 연상케한다. 가격도 5,000∼7,000원 정도한다. 그래서인지 동네 이웃, 학교 동창, 모녀나 자매끼리 계를 만들어 이곳에서 모이는 경우가 많다. 허우옥(60·서울 성동구 성수동) 영의씨(50·〃 옥수동) 자매는 1주일에 1번씩 한증막에서 만난다는데 『외국에 이민간 친구들이 고국에 와서는 한달내내 한증만 하고 떠나는 것도 보았다』고 말한다.<서화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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