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 극도로 위축 「공황」 분위기/신용대출 만기 「7월 위기설」 나돌아/근본 악재 여전 정부 개입도 어려워추락하는 증시의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25일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연중 최저치가 허무하게 무너진데 이어 26일 다시 13포인트이상 주가가 폭락, 객장을 「공황」분위기로 몰아 넣었다.
4·11 총선이후 1,000선 돌파를 향해 치닫던 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7일(986.84)이후 1개월20일만에 무려 160여포인트가 빠졌고, 특히 이달 5일부터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어 최근 3주에만 89포인트가 하락했다. 이달들어 하루 평균 거래량도 2,100여만주에 불과, 허약한 증시체력을 드러냈고 증권사 객장에선 깡통계좌가 속출, 투자자들을 기진맥진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의 주가폭락은 경기하강과 주식 수급사정 악화, 실세금리 상승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우선 경제성장률의 둔화와 이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엔저로 인한 수출경쟁력 약화 등은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을 후퇴시키면서 투자심리를 극도로 냉각시켰다. 특히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는 외채부담 증가, 물가상승, 내수경기 위축등 부정적 파급효과를 몰고 오면서 증시를 벼랑끝으로 내몰았다.
약 2조1,000억원에 달할 3·4분기 기업공개 및 유상증자 물량도 증시를 압박하고 통화긴축 우려와 자금가수요 현상, 이에 따른 장단기 금리상승도 가뜩이나 어두운 증시에 먹구름을 더하고 있다. 또 총선이후 급등장세에 집중됐던 신용대출 투자분이 대부분 다음달 만기를 맞게돼 지수가 추가 급락할 것이라는 「7월 위기설」까지 나돌고 있는 형편이다. 지수가 800선을 밑돌았던 93년 11월에 비해 증시 주변여건이 더 나을게 없다는게 투자자들의 분석이다.
LG증권 김기안 투자분석팀장은 『증권당국의 특별조치가 없는 한 당분간 폭락세가 이어지며 종합주가지수 790∼800대까지 미끄러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은 혼수상태에 빠진 증시를 소생시킬만한 뚜렷한 돌파구가 현재로선 없다는 점이다. 경기하강 물가불안등 증시를 짓누르는 근본적인 악재가 쉽게 사라질리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외국인 투자한도 조기확대, 3·4분기 주식공급물량 축소 등 외부 수혈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그러나 정부도 과거처럼 증시부양책을 급조해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주가지수 선물시장이 개설된 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을 앞두고 있는 현재 정부의 시장개입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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