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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 마애삼존불(문화유산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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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 마애삼존불(문화유산을 찾아서)

입력
1996.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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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 신비 백제의 미소”오랫동안 국토의 변방에 위치해 주목받지 못한 서산·태안반도는 최근 서해안시대라는 구호와 함께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그러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미 서해안시대가 있었다. 백제시대 때 이 지역은 중국 산동(산둥)반도와 직통으로 통하던 무역의 요충지였고 공주와 부여로 향하던 중국의 선진문물이 첫발을 내딛던 곳이었다. 그 시절의 역사적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유적이 바로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계곡에 자리잡은 서산 마애삼존불이다.

운산삼거리에서 해미방향으로 나와 고풍저수지쪽으로 좌회전해 들어가면 골짜기로 접어드는 길인데 이 길은 그 옛날 백제사람들이 중국으로 오가던 비단길이었던 셈이다. 서산 마애불은 그 골짜기의 높은 바위벼랑 위에서 1,400년의 세월을 호흡하며 옛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마을사람들은 이 바위를 도장바위라고 불렀다고 한다. 마치 바위에 도장을 새긴 것처럼 부처님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또 촌로들은 삼존불이라는 학술적인 용어를 몰랐으므로 부처님이 양 옆에 본부인과 첩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다.

가운데 부처님은 오른손을 올려 『너의 두려움을 다 물리쳐 주고』 또 왼손은 내려 『네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겠다』는 뜻의 시무외여원인을 하고 있는 석가여래이고 왼쪽은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양손에는 약함같은 것을 들고 있는 제화갈라보살, 오른쪽은 미륵 반가사유상이다. 법화경에 나오는 수기삼존불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불상이 국보로까지 지정된 데에는 그런 도상학적 의미보다는 온몸에서 가득 피어나는듯한 미소에 있다. 마치 세살배기 어린 아이가 방긋방긋 웃고 있는 듯이 천진스런 모습으로 중생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들어줄 것같은 다정스러움이 담겨 있다. 초승달같은 눈썹과 은행알같은 눈, 도톰하고 부드러운 두 뺨을 만져보면 돌덩이가 아니라 사람의 체온을 느낄 것만 같다. 특히 아침저녁으로 변하는 자연광에 드러나는 미소는 신비롭기 그지 없다. 지금은 보호막이 씌워져 있기 때문에 그 미소를 볼 수는 없지만 백열전구에 갓을 씌워 움직일 수 있는 조명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그 각도에 따라 비춰보면서 변화무쌍한 미소를 감상할 수 있다.

가는 길은 서산시에서 2시간 간격으로 있는 용현리 마애불까지 가는 군내버스를 탄다.<이형권 역사기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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