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도일보가 「홍콩특별행정구의 초대 행정수반이 누가되면 좋을까」를 물은 여론조사에서는 진방안생(56·여·앤슨 챈)현홍콩정청 수석행정장관이 53.8%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진장관은 항일투사 가문 출신으로 영국 유학후 경제장관 공무원사무장관등을 역임한 친영인사로 영국의 신뢰도 두텁다.그러나 현실은 홍콩주민과 영국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행정수반은 중국이 올해초 구성한 특별행정구 주비위원회가 선출한 선거인단 400명에 의한 간접선거에서 선출된다. 주비위원회의 성향으로 보아 사실상 중국의 의사를 충실히 대변하는 인사들로 선거인단이 구성될 것이 뻔하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중국이 특구행정수반에 대해 갖고 있는 인물론의 첫째원칙은 「친영인사가 아닐 것」이다. 다음으로 행정및 경제분야 경험과 지식, 주민 지지도등이 꼽히고 있으나 그다지 중요한 고려사항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는 동건화가 초대수반으로 유력하다. 영국 리버풀대학을 졸업한 그는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해운업체를 이끌고 있는 실업가이면서 패튼총독의 자문역인 행정위원을 맡는 등 재계 관계에 폭넓은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 강택민중국국가주석도 지난해 홍콩기업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동의 사업기반이 대부분 해외에 있어 이권다툼의 소지가 적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달초 행정위원직을 사퇴함으로써 영국과의 정치적 단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홍콩언론은 지난달 그가 행정수반 경선과정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의사를 중국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해 그를 지지해 온 홍콩재계가 당황하고 있다. 동은 97년 이후 지속적인 투쟁을 선언한 민주계 인사들과의 협력문제로 고민해오다 사퇴를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동다음으로 재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꼽히는 인물은 전직변호사 나덕승(61). 런던대학을 졸업하고 입법의원 행정위원등 공직을 두루거친 영국통인 그는 80년대 중반 이후 「TS 로」라는 영국식 이름마저 버리고 강경한 친중국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친중국계 주간지 「윈도」를 발행하고 있는 그는 지난달 특구 행정수반 경선과정에 참여할 의사를 공식표명했다.
이밖에 측량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양진영(42) 특구준비위원회 부위원장도 인민일보등 중국언론들이 여러차례 격찬한 대표적인 친중국계 정치인겸 실업가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또 지난해 「과도기 행정수반내정자와 정청간의 권력분화 불가피」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던 종사원(79)한범유한공사 주석도 홍콩상공전문인협회의 지지를 업고 부상하고 있다.<김준형 기자>김준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