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물을 별로 아껴 쓰지 않는다. 가정용 기준으로 보면 수자원이 풍부한 일본 등 선진국들도 1인당 하루 평균 사용량이 1백50ℓ정도밖에 안되는데 우리는 2백10ℓ나 쓰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이 우리나라가 물이 풍부한 나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알고보면 우리나라는 수자원이 빈약한 나라다. 연간 강수량은 1천2백74㎜로 다소 풍부한 편이지만 땅이 좁고 인구가 많아 1인당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9% 정도에 불과하다. 수자원공사는 급속한 도시집중과 산업화로 인해 물사용량이 계속 늘고 있어 2002년께 가면 심각한 용수부족으로 물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유엔도 우리나라를 물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유엔은 20세기가 석유의 세기라면 21세기는 물의 세기라면서 인류는 다음 세기에 세계적인 물기근을 겪게 될 것이며 2010년께부터 물위기와 함께 물로 인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아시아지역이 먼저 위기를 맞게 된다는 전망이다. ◆물위기에 대해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우리는 정부나 국민이나 물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다. 정부는 수자원개발이나 물관리에 성의가 없고 국민은 물을 되는대로 헤프게 쓰고 있다. 물이 부족하다는 인식조차 없는 것 같다. 장마철에 물난리나 없었으면 좋겠다는 수준이다. ◆우리는 연간 강우량의 3분의 2 정도가 20여일 남짓한 장마철에 집중적으로 쏟아진다. 장마때 이 물을 놓치면 그나마 부족한 수자원은 고갈을 면하기 어렵다. 홍수피해나 걱정하고 있을 입장이 못되는 것이다. 물난리나 면하겠다는 게 고작인 물정책의 빈곤이 홍수보다 더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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