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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한국전참전 용사촌/이역에 남아있는 6·25 상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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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한국전참전 용사촌/이역에 남아있는 6·25 상흔

입력
1996.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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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월5∼20불 연금으로 연명/한국선명회 12년째 “보은의 손길”한국선명회(회장 이윤구)가 종전 43년이 지났지만 에티오피아의 한국전 참전용사촌(KOREAN VILLAGE)에 인류애를 실천하고 있다. 아직도 해외에 남아있는 한국전쟁의 상흔을 어루만지길 어언 12년째다.

84년 아프리카 대기근 때부터 에티오피아에서 구호활동을 펴온 한국선명회는 올해부터 3년간 모두 45만달러를 들여 한국촌에 보건소를 지어주고 초등학교의 교재등을 지원해 줄 계획이다. 또 재봉틀 등을 지급, 주민들의 자립을 도와주고 농업소득 개발사업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참전용사 자녀 20명도 국내 기업에서 연수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에티오피아 병사와 가족들이 모여 사는 한국촌은 수도 아디스아바바시 북쪽에 있다. 에티오피아는 3차례에 총 6천37명을 파병, 2백53회의 전투에 참전했는데 1백21명이 전사했고 5백36명이 부상했다.

참전용사 1백65명과 가족 등 1천2백여명이 모여 사는 이 마을은 53년 당시 셀라시에 에티오피아황제가 참전용사들에게 정착지를 내줘 생겨 났는데 당시는 넉넉한 마을이었다. 그러나 78년 들어선 멩기스투 공산주의 정권은 반공산주의 전쟁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명예와 권리를 박탈하고 핍박하기 시작했다. 참전용사들은 연금 혜택마저 박탈당하고 자녀들의 취업도 제한됐다.

93년 내전으로 공산주의 정권이 축출됐지만 한국촌의 경제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주민 대부분이 가구당 월 5∼20달러의 연금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다. 전쟁미망인 두레티 훈두마씨(60)는 『대부분의 전쟁미망인들이 월 40빌(5달러)의 연금을 받고 있지만 이 돈으로는 한달치 식량도 구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하수도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질병이 만연하고 주민들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5평정도의 양철집에서 6∼8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윤구회장은 『한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온 국민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보은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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