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전념 선·교·율 삼장에 두루 통달/「돈점논쟁」 주도… 불교 현대화 등 앞장/“생사와 열반은 손등과 손바닥” 임종게23일 입적한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총림방장 회광 승찬스님은 선·교·율 삼장에 두루 통달한 선지식으로 종단행정에 거의 관여하지 않은채 수행에 전념해온 선사였다. 스님은 승보종찰 송광사의 선교겸수가풍을 드높이는데 힘썼고 어려운 계율을 이해하기 쉽도록 「오계의 노래」를 지어 보급했다.
효봉 구산스님을 이어 스님이 조계총림방장으로 주석하는 동안 송광사는 80년대 후반 돈점논쟁을 주도하는등 연구풍토 조성과 불교 현대화에 앞장섰다. 「단번에 깨침(돈)」이냐 「점진적으로 깨침(점)을 얻느냐」 하는 수행방법론에 관한 논쟁은 종단 안팎의 화제를 모았다. 송광사는 보조선으로 불리는 선교겸수의 근본도량으로 고려시대 보조국사가 정혜결사를 통해 중국의 임제선을 우리에게 맞게 고쳐 새로운 가풍을 일으킨 곳이다.
1924년 평남 개천군 중남면에서 태어난 스님은 동국대 국문과를 중퇴한 이듬해인 47년 지리산 칠불암에서 출가했다. 71년부터 2년여동안 송광사주지를 지냈고 84년 4월 조계총림 3대 방장에 취임했으며 90년 원로회의 의원에 선출됐다.
입적 직전 「생각이 일어나고 생각이 없어지는 것이 곧 생사요, 일어나지도 없어지지도 않는 것이 곧 열반이다. 생사와 열반이 누구를 말미암아 있는 일이냐. 옛날부터 오늘까지 손등과 손바닥이니라」라는 임종게를 남겼다.<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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