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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해외여행 금지령(장명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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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해외여행 금지령(장명수 칼럼)

입력
1996.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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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들이 골프를 치든 안치든 그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다. 골프인구가 널리 확산되어 이제는 상류층만의 운동이라고 볼수 없고, 공무원이라고 해서 주말의 사생활에까지 간섭받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 직책에 따라서 골프 모임이 업무에 꼭 필요하다는 사람들도 있다.김영삼대통령은 93년 취임하자마자 『나는 임기중에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그것은 청와대 메뉴를 칼국수 등으로 간소화한 것과 함께 대통령의 생활을 검소하게 하겠다는 선언이었다. 대통령의 선언은 공직자들에게도 골프를 치지 말라는 지침으로 받아들여졌고, 지난 3년동안 불문율로 지켜졌다.

대통령이 골프를 치지않겠다는 약속을 많은 사람들이 지지했던 것은 골프의 폐단이 만만치 않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었기 때문이다. 골프는 좋은 운동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이고, 골프를 함께 친다는 것은 향응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골프금지령은 사생활 침해라는 불평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법원이 판사들에게 골프 자제를 당부하고, 검찰이 검사들에게 해외여행 자제를 당부했다는 소식은 좀 우습게 들린다. 행정부의 고위직들은 『골프를 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상징적인 약속에 협조하는 것이 옳다. 행정부에 몸담고 있는 동안 골프를 안 친다고 큰 일이 날 것도 아닌데, 치느니 안치느니 하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다. 하지만 사법부까지 골프를 문제 삼고, 검찰이 해외휴가여행 자제를 지시했다니 너무나 전체주의적인 냄새가 난다.

일부 판사들은 『행정부가 골프를 금지한다고 사법부까지 눈치를 보는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불평하고, 어떤 검사들은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학생들의 수학여행까지 장려하면서 검사들에게 해외여행을 가지말라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조치』라고 반발한다고 한다. 최근 정부가 골프장 암행조사에 나섰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법부가 구설에 휘말릴 것을 걱정했을 수도 있고, 공무원들의 향응성 외유가 많다는 시중여론에 검찰이 신경쓸 수도 있겠지만, 이런 우려가 즉각 「자제 당부」로 나타나는 분위기는 문제가 있다.

골프가 판사의 월급으로 무리없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인가, 친지들과 어울려 함께 가는 해외여행이 속속들이 순수한 것인가는 판사나 검사들이 스스로 판단할 문제다. 골프금지령의 상징성이 행정부 고위직의 다른 행태에 과연 어떤 변화를 가져왔느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데, 사법부까지 그 외형적인 금지령을 뒤늦게 따르는 것은 또 하나의 겉치레일 수 있다는 지적에 귀기울여야 한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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