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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비담코 자동차공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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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비담코 자동차공장을 가다

입력
1996.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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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영” 대우 인도차이나 교두보/작년 1,100대 현지 생산판매로 1위 차지/6억달러 단계적 투자 인근국가 공략 계획/허가받은 사업 14건… 20억불 투자 준비베트남 하노이 거리에는 아직 수십년 세월이 공존하고 있다. 오랜 전쟁의 상흔과 사람들의 고단한 표정들이 스쳐 지나가고 잿빛 가옥들과 고만고만한 상점들로 이뤄진 도심에 간간이 모습을 보이는 최신 빌딩들이 경제개발을 향한 베트남의 꿈을 실감케한다.

대우의 세계경영은 국내보다 현지에서 그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지만 베트남에서 만난 세계경영은 더욱 각별했다. 대우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까지 베트남에 대한 국가별 투자순위에서 33억달러의 대만이 선두이고 한국은 홍콩 일본에 이어 4위. 그러나 기업별 투자순위에서는 2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준비중인 대우가 단연 선두다. 대우가 현재 베트남정부에서 허가받은 사업만 14개 5억8,500만달러 규모이고 철도차량 고속도로건설등 준비중인 프로젝트는 20억달러에 달한다

하노이 시내에서 남쪽으로 뻗은 1번국도로 30분정도 내려가다 보면 대우자동차의 베트남 현지법인 비담코(VIDAMCO: Vietnam Daewoo Motor Co.의 두문자)에 도착한다. 베트남 특유의 수송수단인 시클로와 사람들이 가득한 1번국도가 하노이와 호치민을 연결하는 베트남의 산업동맥이고 보면 비담코의 입지는 예사롭지않다. 지난해 1월 3,200만달러를 투자, 자동차 조립공장으로서는 작은 규모로 시작했지만 대우의 인도차이나공략의 교두보로서는 손색이 없다.

비담코는 지난해 1,100대를 판매해 현지생산업체가운데 선두를 차지했고 4월부터 본격가동에 들어가면서 올해 판매목표는 2,000대로 잡았다. 94년 베트남전체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가 6,200대수준이고 보면 대우가 초기단계인 베트남시장을 압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장전면 승용차라인과 왼쪽 상용차라인의 연간 생산능력은 현재 2만대수준이지만 자동차시장이 확대되는데 맞춰 생산능력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비담코 이종기 사장은 『6억6,000만달러의 대규모 설비투자를 순차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며『올해 베트남시장 선두를 굳히고 이를 토대로 라오스 캄보디아 등 인근 국가들을 공략하는 인도차이나반도의 전초기지로 만들것』이라고 밝혔다. 이사장은 『현지직원 220명의 기술습득 속도가 빨라 사업진행이 순조롭다』면서 베트남의 무한한 성장가능성을 강조했다.

「미국과 프랑스 중국과 싸워 이긴 나라」, 「일본사람보다는 한국사람이 머리가 좋고 한국사람보다는 우리가 낫다」는 국민들의 자존심과 한국 못지않은 높은 교육열, 그리고 한국에 없는 엄청난 천연자원등을 이사장은 강점으로 꼽았다. 대우의 베트남공략은 시장자체의 성장가능성과 김우중 회장의 적극적 지원이 맞물리면서 거의 반석위에 오른 단계다.

김회장은 다른 기업들이 모두 주저하는 상황에서 베트남정부가 추진했던 수도 하노이개발정책에 화답, 베트남정부의 두터운 신임을 쌓았고 그후 정부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어 사업은 순풍에 돛단듯하다는 설명이다. 이사장은 『대우가 1억7,000만달러를 들여 세운 오리온 하넬 브라운공장의 현지인 사장이 최근 하노이시장에 임명된 사실은 대우의 입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밝혔다.<하노이=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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