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 박사학위가 12개/수재집안 자녀교육기 눈길/“재주보다는 덕” 중시… 토요일마다 가족전원 도서관행자녀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떻게 하면 똑똑하면서도 사람이 되게 기를 수 있을까―이 시대 부모들은 한결같이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성공적인 자녀교육수기에 관심이 쏠리게 된다.
「아이들은 반드시 모유로 키웠고, 집에서는 한국말만 쓰면서 어른들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게 했다. 방과후 숙제를 끝내야만 놀 수 있다는 규칙을 지키게 하고 토요일마다 가족 모두가 도서관에 다녀와 읽은 책마다 독후감을 쓰게 하고 토론을 했다」
6남매(아들 4, 딸 2)를 하버드대와 예일대를 졸업시킨 전혜성씨(67·여)의 자녀교육지침이다. 예일대 동암문화연구소의 이사장인 전씨는 법학자였던 남편 고광림씨(89년 사망)와 함께 이런 지침을 지켜왔다. 장녀 경신(50·하버드대졸·중앙대 화학과교수) 장남 경주(44·예일대졸·보스턴대의대 교수) 2남 동주(42·하버드대졸·매사추세츠대 의대교수) 3남 홍주(39·하버드대졸·예일대법대 석좌교수) 2녀 경은(37·하버드대졸·〃) 4남 정주(36·하버드대졸·미술가)등 6남매는 부부의 노력이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홍주씨는 한국인 최초로 예일대법대 정교수가 됐고, 경은씨는 유색인종 최초로 예일대법대 석좌교수가 돼 오빠와 함께 현재 석좌교수로 일하고 있다. 전씨가족은 200년 예일대사상 처음으로 한 가족 4명(부부, 3남, 2녀)이 강단에 서는 기록을 세웠다.
전씨부부의 가정교육철학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재주가 덕을 앞서서는 안된다는 점, 둘째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부부는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자녀들 스스로 공부하게 했다. 전씨의 남편은 서울대 법대를 수석졸업한 뒤 유학, 한국 최초의 하버드대 법학박사학위와 러커스트대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씨도 보스턴대에서 사회학·인류학 박사학위를 받는등 한 가정에서 박사학위 12개를 따내 미교육부에 의해 「연구대상 가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씨는 40여년간의 삶을 회고하는 교육수상록 「엘리트보다는 사람이 되어라」(우석간)를 펴냈다. 전씨는 이 책에서 이화여대 영문과 2년때인 48년 미국유학을 떠나 51년 결혼, 인종차별이 심한 미국사회에서 4남 2녀를 길러낸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내로, 생계를 꾸리는 고학생주부로, 연년생이다시피 한 6남매의 어머니로, 수재들을 가르치는 교수로, 한국학을 전파하는 「비교문화대사」로 살았던 1인5역의 세월을 전씨는 실타래처럼 풀어내고 있다.
전씨는 자녀교육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한 번도 공부 잘 하라고 말해 본 적이 없습니다. 재주가 덕을 앞서지 않는 사람노릇을 하도록 사명감을 강조했을 뿐입니다』<여동은 기자>여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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