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언급 애써 피한채 “화해일치” 인사만/「6·25 46돌 통일기원미사」 나란히 참석경색정국의 와중에 이홍구 신한국당대표와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등 여야정치인들이 23일 한자리에서 만났다. 이대표와 김총재는 4일 고 장면박사추도식에서 만난 이래 처음이다. 이들은 서부전선의 최전방인 까치봉진지의 통일기도의 집에서 열린 「민족화해와 일치를 위한 통일기원미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상오 10시30분 정각에 행사장에 도착한 김총재는 먼저 와있던 이대표·이회창 의원등과 악수하며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했고, 이대표가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귀빈실로 자리를 옮긴 이들은 미사집전을 위해 미리 와 있던 김수환 추기경등 사제단 및 박찬종 전의원과 건강문제등을 화제로 잠시 환담을 나눴다.
김총재가 김추기경에게 『더 젊어지셨다』고 인사하자 이대표도 『두분다 신색이 좋다』고 말했다. 이때 박전의원이 나이를 화제로 올렸는데 김총재가 『만71세』라고 답변했고 김추기경은 『나는 74세』라고 말했다. 이대표는 『나는 이회창의원과 중·고등학교에다 대학까지 동창』이라고 말했다. 김추기경이 신문기사를 봤다며 김총재의 전국구의원직 승계여부에 관심을 표명하자 김총재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 정치현안에 대해선 애써 언급을 피했다. 김추기경과 봉두완전의원등이 벽에 쓰여진 「화해일치」를 가리키며 『이 자리서 모두 화해일치하시죠』라고 제안했지만 김총재가 『화해는 했지만 일치는 못했다』고 답했다. 김추기경이 『두분(이대표와 김총재)사이는 문제가 없죠』라고 되묻자 김총재가 『그럼요』라고 말했지만 두사람간의 본격대화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이대표와 김총재, 이의원은 인사말에서도 정치얘기를 거의 하지 않았다. 김총재만이 『남한에서조차 화해하고 협력하지 못하고 있다』며 『화해일치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우리 모두가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현정국상황을 은근히 꼬집었다. 김추기경은 강론에서 『통일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휴전선 뿐만 아니라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과 이기주의때문』이라며 대치정국에 대한 안타까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이들외에도 신한국당의 목요상·한승수·이재명·김덕·황우려·김철·김영선·원유철 의원등과 국민회의의 김령배·한화갑·김옥두·최재승·김영환 의원등 30여명의 여야의원들이 참석했으나 서로 냉랭한 모습이었다.<파주=이동국 기자>파주=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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