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금수 완화」 합의 불구 국내외 반응 냉랭/총선 승부수용 대EU 강경책 되레 혹 붙인격존 메이저 영국총리가 「안팎 곱사등이」의 처지에 놓였다. 메이저총리는 21일 유럽연합(EU)정상들이 영국산 쇠고기 금수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겠다고 결정한 직후 『이는 영국의 승리』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영국 국민과 언론은 이번 EU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극히 냉소적인 반응이다.
우선 EU정상회담에서 결정된 단계적 조치의 일정이 명확하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메이저도 이를 의식, 『올 가을까지는 첫단계 가시적인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영국의 더 타임스는 『점쟁이만이 그 시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비아냥댔고 다른 신문들도 『메이저가 마치 승리한 것처럼 행동하지만 사실은 굴복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혹평했다.
『EU에 대한 강경 대응이 없었더라도 이 정도는 따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데일리 텔레그라프의 논평이 그나마 호의적 평가일정도로 메이저의 「승리」에 대한 국내의 평가는 가혹했다.
국외의 평가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EU 국민들은 「튀는」 메이저를 못마땅하게 생각해 왔고 EU 정상들도 이번 회담에서 메이저의 강경노선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결국 「쇠고기 전쟁」에서 영국이 얻은 것은 「얼굴 세우기」에 불과하고 그로 인해 EU와의 관계가 냉각되는 등 엄청난 무형의 손실을 입은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번 협상결과가 보수당내에서 조차 받아들여질 지가 의문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총선 승부수로 던진 EU에 대한 「전쟁선포」가 오히려 메이저의 몰락을 재촉할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조재우 기자>조재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