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 탁월” “연기 부재” 엇갈린 평가/재미있고 뛰어난 화면처리 장점 꼽아/쉴틈없는 대사·성의 상품화등은 비판『매우 재미있고 극적 구성이 뛰어나다. 화면처리도 우수하다』
『연기가 없고 대사만 존재한다. 대화는 지나치게 냉소적, 전투적이어서 시청자들을 짜증나게 한다. 이는 영상언어와 내면연기를 용납하지 않는 작가 김수현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방송비평회(회장 최창섭)가 21일 하오 서강대 산업문제연구소에서 가진 드라마 「목욕탕집 남자들」(KBS2·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에 대한 비평토론회에서는, 전국적인 화제 드라마답게 대립되는 평가가 다양하게 쏟아져 나왔다.
림학송교수(서울예전 방송연예과)는 『드라마 작가는 연기자에게 인물의 성격을 부여하면서 그에 합당한 언어를 구사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 드라마는 그렇지 못하다. 김수현 식의 대사만 있을 뿐이다. 쉴 틈없이 퍼붓는 기관총식 대사가 드라마의 전편을 누비고 있어 거슬린다』고 지적했다.
림교수는 그러나 『등장인물 중 이순재와 강부자는 표정과 음성을 적절히 구사하고 연기의 템포가 명확해 돋보인다. 쇼트의 연결과 화면처리와 같은 연출력은 수준급 이상』이라고 평했다.
방송평론가 신규호씨는 『평균 시청률이 37%대를 유지하는 것은 재미있는 드라마라는 증거다.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드라마와 비교할 때 심각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원우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고려대 교수)은 『「키스할 때 얼마 줄래」라는등 성의 상품화나 사생활 침해, 특정국가의 비하 장면 등이 문제가 돼 몇 차례 징계조치를 내렸다. 일탈성에 근거한 에피소드의 남발로 흥미를 자극하고 있는데, 시청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각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평론가 이경순씨는 『김수현의 작품은 대사에 묘미가 있다. 그러나 「목욕탕집…」에선 이것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사가 너무 거칠고 상스럽다. 그는 언어의 마술사이면서 파괴자인 것같다』고 지적했다.
황인성 교수(대진대 신문방송학과)는 『이 드라마는 인생을 너무 쉽게 묘사하고 있다. 인생을 웃음거리로 그리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고, 갈등의 해결방식도 정상적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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