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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환율 급등­경제 어떤 영향 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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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환율 급등­경제 어떤 영향 미치나

입력
1996.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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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미소 불구 물가 등 큰 주름살/수입가 상승 생산·소비자 부담 가중/원자재 해외의존 수지 개선도 미미원화환율의 상승(평가절하)은 수출업계의 「숙원과제」였다. 경상수지에 비상이 걸리기 시작한 연초부터 업계는 줄곧 『최소한 달러당 7백95∼8백원은 돼야 일본제품과 경쟁할 수 있다』고 정부에 요구했었다.

그러나 최근의 원화환율동향은 수출업계조차 놀랄정도의 「수직상승」양상을 보이고 있다. 20일 달러당 8백원벽을 2년만반에 무너뜨린 원화환율은 22일 90년 평균변동환율제 도입이래 최대의 변동폭(전날대비 9원80전 상승)을 기록하며 8백12원60전으로 고시됐다.

이같은 환율움직임이 국내경제 전반에 가져올 영향에 대한 일반적 평가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환율상승으로 ▲수출활성화 ▲영세수출기업의 채산성개선 ▲경기둔화방지등의 기대효과는 있지만 그 어떤 것도 물가압박이 가져올 국민경제적 부작용을 상쇄할 만큼 긍정적이지는 못하다는 것이다. 재정경제원 관계자도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현 거시경제 운용기조에 별로 이롭지 않은 현상』이라고 밝혔다.

환율상승은 수입단가를 인상시켜 결국 생산자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을 가중시킨다. 원자재와 중간재를 수입하는 기업들로선 늘어난 원가부담을 제품가격에 전가시킬 것이고 결국 소비자물가의 연쇄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수입물가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시차는 짧게는 3개월, 통상 6개월정도여서 현재의 가파른 환율상승은 경기가 바닥권에 도달할 연말 또는 내년초에 큰 인플레요인으로 작용, 경제에 주름살을 안길 전망이다.

환율상승의 국제수지개선효과도 그다지 클 것 같지는 않다. 물론 가격경쟁력이 회복된 수출, 특히 일본과 직접적 경합관계에 있는 조선 자동차는 상당한 활기가 예상된다. 그러나 수출부진을 주도하는 반도체 유화제품등 간판업종들은 현재 국제적 수급불균형으로 시장가격 자체가 떨어져 있어 환율절하에 의한 수출여건개선은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원화환율상승이 국제수지개선에 별로 희망적이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는 수입액 증가를 동반한다는데 있다. 이론적으로 보면 환율상승은 수입단가인상↓수입수요위축↓수입둔화↓국제수지개선으로 이어져야 하나 국내산업구조와 소비행태에 비춰볼때 이같은 이론적 연쇄작용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우리나라 수입상품구조(금년 1∼4월 현재)는 ▲원자재 51·6% ▲자본재 37·7% ▲소비재 10·7%로 되어있다. 우리나라의 자원 및 기술여건상 원자재나 자본재는 수입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수요를 줄이거나 국산품으로 대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전체 수입액의 9할가량을 차지하는 원자재 및 자본재의 높은 해외의존도로 우리나라는 환율상승과 수입단가상승에 의한 수입액 증대압력을 그대로 수용해야 할 형편이다.

반면 소비재는 「가격탄력성」과 「수입대체성」을 함께 갖고 있어 수입감소가 기대된다. 그러나 그 효과가 가시화하려면 1∼2년은 걸리는게 보통이며 그 전까지는 단가상승이 수입액에 그대로 반영돼 결국 수입과 국제수지는 악화(J커브효과)하게 된다. 또 고가외제품을 선호하는 소비경향에 비춰볼때 수입품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수요가 줄어든다는 보장도 없는게 사실이다.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 환율상승, 특히 외환시장을 교란시키는 단기급등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이성철 기자>

◎전문가 진단/당분간 800원대·하반기 하락세로/“계속 상승” 기대 환차익 노린 투기 심리 원인/무역적자 심화 등 따른 달러공급 부족 탓도

외환전문가들은 며칠째 계속되고 있는 원화환율 폭등세가 다음주중 한풀 꺾이기는 하겠으나 당분간 달러당 8백원대는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면서 7백80∼7백90원대로 다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출진작을 위해 원화환율상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민간연구소들도 최근 원화환율의 폭등은 다소 비정상적인 시장상황에서 비롯됐다는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달러의 정상적인 수급에 따라 안정적으로 환율이 형성되지 않고 달러가치가 계속 오를 것이란 예측에 따라 환차익을 얻으려는 투기심리가 원화환율을 폭등세로 이끌었다는 지적이다. 『며칠만 기다리면 환차익을 얻을 것』이란 투기심리로 달러를 팔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환시장참여자들은 정부가 경상수지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원화환율 상승을 유도하든지 적어도 방치할 것이란 수순을 꿰뚫어보고 있다.

또한 4∼5월 수출부진에 따른 무역적자 심화로 달러공급량이 부족했고 증시침체로 외국인투자자금의 유입도 줄어 전반적으로 달러수급사정이 좋지 않았던 것도 원화환율 폭등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하반기들어 경상수지 적자폭이 줄어들고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추가확대에 따라 약 1조원의 외화가 공급되는등 달러수급사정이 좋아질 것을 감안, 원화환율은 다시 7백80∼7백90원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의 이년호박사는 『달러당 원화환율은 당분간 8백원대를 웃돌겠으나 경상수지적자 감소와 외국인주식투자한도 확대에 따른 외자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연말엔 7백80원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한일은행의 외환딜러 김대식과장은 『올해안에 8백원대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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