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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중진 대권행보에 간접 제동/강 총장 “당론신경” 주문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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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중진 대권행보에 간접 제동/강 총장 “당론신경” 주문 안팎

입력
1996.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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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메시지」 전달 관측/현정국 통치권누수 우려감실물정치학에서 상식으로 통하는 말이 몇가지 있다. 권력자에게 2인자 거론은 부담스러운 일이라든지, 차기대권 논의를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는 등의 얘기가 그것이다.

이런 실물정치의 통념을 전제로 할 때 신한국당 강삼재 사무총장이 21일 고위당직자회의에서 던진 한마디는 의미심장하다. 강총장 발언의 골자는 『당내 중진들이 각종 초청강연에서 당론을 반영해달라』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주문이지만 최근의 경색정국과 여권내 기류등과 연관지어보면 예사롭지 않다.

우선 격식의 파탈이 눈에 띈다. 강총장이 실세그룹이라지만 선배격인 중진들에게 지침을 전했다는 사실이 이례적이다. 강총장이 과잉행동을 한 게 아니라면 그의 발언은 청와대의 뜻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한 중진의원은 『청와대가 구체적으로 지시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강총장이 대통령의 심기를 읽고 한 얘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청와대의 의중은 무엇인가. 『당론을 반영하라』는 발언의 행간에는 대권논의 자제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게 중론이다. 차기 대권주자들이 강연을 빌려 대권발언을 하고 있는데 대해 청와대가 불만과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김철대변인은 『중진들이 대권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상황과 연관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게 봐도 할 말이 별로 없다』고 답변, 대권논의 자제라는 해석에 무게를 실었다.

이 대목에서 의문점은 누가 청와대를 불편하게 했느냐이다. 당내에서는 구체적으로 해당중진의원이 거명되기도 한다. 또 김영삼 대통령이 두 명의 중진에게 직접전화를 걸어 『진중하게 행동하라』고 경고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대권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한 중진인사는 없다. 다만 일부 중진들이 「외곽을 때리는」 방식으로 은근히 대권문제를 언급, 개인적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대권후보들은 최근 조직을 확대하고있어 대권논의가 조기에 촉발될 듯한 분위기마저 조성되고 있다. 만약 여권내부에서 대권논의가 개방되고 차기주자들간에 세경쟁이 전개되면 통치권누수는 불가피해진다. 더욱이 3김구도 틀속에서의 대립국면이 여권내부 단속의 필요성을 제고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청와대의 의중이 정확히 무엇이며 언제까지 효력을 담보하느냐이다. 단기적으로는 당내 대권주자들이 신중한 행보를 할 것으로 보이며 27일 한국정치학회 하계세미나에 참석하는 중진들도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올 하반기를 고비로 그같은 통제는 한계에 봉착할 것으로 전망된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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