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그로리치·현대화랑서서울대 미대 조소과에서 사제관계를 맺은 두 조각가의 작품전이 비슷한 시기에 서울 소격동과 사간동의 두 화랑에서 열린다. 철조조각 선구자로 60년대 전위미술을 이끈 고 송영수교수(1930∼70)와 제자 심문섭씨(54·중앙대교수)의 전시회는 사제간의 예술세계를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자리이다.
22일∼7월6일 그로리치화랑(720―5907)에서 개최하는 「송영수회고전」은 86년 유작전 이후 같은 화랑에서 10년만에 마련한 전시회다. 서울대미대 서양화과출신인 조희영 그로리치화랑대표가 학창시절 가까이 모셨던 은사를 위해 준비한 보은전이기도 하다. 김종영 김세중교수의 뒤를 이어 62∼70년 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국전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던 송교수는 테라코타의 권진규, 나무와 돌조각의 김종영등과 함께 한국현대조각의 발전에 노력했다. 전시에는 「형상」 「승화」 「고궁의 환상」 「대립」등 대표작 22점이 나온다. 쓰다 버린 드럼통을 자르고, 두드리고, 펴서 만든 판조각과 파이프를 소재로 한 출품작들은 구상조각이 지배하던 60년대에는 「이단」으로 간주됐을 만큼 실험성이 강하다. 정확한 비례와 압축된 표현이 두드러진 그의 추상 철조조각은 생존의 긴장과 공포, 생명의 힘찬 몸짓을 담고 있다.
26일∼7월10일 현대화랑(734―8215)에서 개인전을 갖는 심씨는 송교수의 맥을 이은 제자. 70년대 이후 「현전」 「관계」 「목신」시리즈를 통해 앵포르멜(추상표현주의)운동을 벌여온 그는 나무와 철을 결합한 「메타포(은유)」시리즈 20여점을 선보인다. 30여년에 걸친 작업을 정리한 화집출간과 함께 새롭게 시도한 「메타포」시리즈는 자연(부드러움)을 의미하는 나무와 인공(강건함)을 상징하는 철의 교감을 강조한다. 그는 국전(현 미술대전)의 국회의장상, 한국일보사 주최의 제1회 한국미술대상전 국무총리상등을 수상했고 시카고아트페어와 파리국제미술견본시장(FIAC)등에 참가,국제화단에도 알려져 있다.<최진환 기자>최진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