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기중 통제·평소 위압적 검문/“청와대도 열렸는데” 시민 분통여의도 국회의사당 뒷길인 여의서로는 시민의 길이 아닌가.
93년 봄에 2개월간 반짝 개방됐던 여의서로 1·5㎞는 이제 시민들에게는 쉽게 갈 수 없는 길이 돼버렸다. 함께 개방됐던 청와대 앞길이 지금도 계속 열려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길은 연중 통상1백50일이 넘는 국회회기와 매일 밤 10시∼새벽 4시 사이에 통행이 전면 통제된다. 회기중이 아닐 때와 평소의 낮 시간대에도 한 차선을 막고 검문을 하거나 신분증 제시를 요구해 사실상 시민에게는 「죽은」 길이 됐다.
국회에 출석하는 행정부 및 정부투자기관 직원 차량들의 주차공간으로 활용하고 치안 유지에 어려움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21일 여의서로로 통하는 여의2교 앞과 여의도 순복음교회 앞 초소에는 평소와 다름 없이 국회경비대 근무자 2명씩이 배치돼 차량및 통행인을 통제하고 있었다. 왕복 2개 차선중 1개 차선을 바리케이드로 막고 신분증을 요구하는 바람에 상오11시부터 30분간 이길을 이용한 차량은 20여대도 채 안됐다. 군데군데 설치된 운치있는 강변의 벤치와 보도에도 행인들을 찾아 보기 어려웠다.
시민편에서는 차라리 국회의 파행이 「유리」한지도 모른다. 여야간 싸움에 국회 문이 굳게 닫히는 바람에 그나마 부분적으로나마 통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의서로의 통행 통제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시민들은 통제가 편의주의적 이고 권위적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회가 열리지 않으면 시위대는 오지 않으며 평소에도 상주 경비 인력으로 기본적인 치안유지는 가능한데 굳이 통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올연말 서강대교가 완공되면 국회의사당 앞길이 만성정체로 이어져 여의서로가 우회로로서 이용될 것이 확실해 통행제한 해제는 더욱 절실한 형편이다. 서울시는 서강대교가 개통된 뒤 여의서로를 통과해 올림픽대로로 진입하는 교차로 건설을 구상중이나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영섭 기자>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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