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 불신 토로 감정싸움 양상까지여야3당 총무들은 지난 17일부터 서로 『저쪽에서 양보안을 갖고 먼저 대화를 제의하지 않는 한 다시 만날 생각이 없다』며 4일째 접촉을 끊고있다. 전화연락마저 두절됐다. 때문에 자민련의 이정무총무는 20일 『당분간 타협가능성이 전혀 없다』며 지역구인 대구로 내려가 버렸다.
아무리 첨예한 대치국면이라지만 총무들이 이처럼 완전히 일손을 놓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공식대화의 단절에도 불구, 총무간 물밑 절충만은 지속되는 것이 상례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쟁점현안에 대한 여야의 입장차이가 현격하고, 이것이 더이상의 대화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협상교착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여야총무들은 상대방에 대한 불신을 공공연히 토로하는 등 감정싸움의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신한국당의 서청원 총무는 『야당총무가 협상결렬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대화내용을 왜곡해 공개했다』고 비난했고 국민회의의 박상천총무는 『서총무가 전화통화조차 거절하는 등 야당을 무시했다』고 발끈했다.
불가피한 사유가 있긴 하지만 이들의 속마음은 결코 편할 리 없다. 협상창구로서 무력감과 초조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번 회기중에는 개원을 해야할텐데…』라는 탄식이 이구동성으로 흘러나온다. 서총무는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시종 굳은 표정으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그는 며칠째 총무단, 기자 등과 통음을 하며 『최선을 다했는데 잘 되지 않는다』며 답답한 심경을 밝혔다.
이총무는 『검·경중립성 문제로 이슈가 압축된 것으로 여론에 비쳐져 여야 모두 주고받기식 타협이 어려운 입장에 몰렸다』고 우려하면서 『야당도 협상전술상 일부 오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야수뇌부의 대권구상에 비추어 조만간 돌파구가 열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에따라 3당 총무들은 자칫 개원국회에서 의장단선출도 하지못한 원내사령탑이라는 전례없는 불명예를 뒤집어 써야 할지도 모른다. 국회폐회직전인 다음달 2,3일께가 극적 반전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기대이지만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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