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G7회담 맞물려 “모종 수순” 관심 모아/4자회담 유도 등 언질로 한국 양해 구할듯외교부 이철진 일본과장을 포함한 북한 대표단이 24일 일본을 방문키로 확정돼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 재개를 위한 사실상의 정부간 실무접촉 물꼬가 트였다. 일본 외무성은 이과장의 방일이 어디까지나 외교부 직속 군축평화연구소 일본실장 자격이며 3월 외무성 국제문제연구소 대표단의 평양방문에 대한 답방이라고 의미를 희석하고 있다.
그러나 외무성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진정한 의도와 실정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드문 기회』라고 밝혀 수교협상을 위한 정부차원의 협의가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은근히 기대했다.
더욱이 김일성이 일본통 전문외교관으로 심혈을 기울여 키웠다는 30대의 이과장은 3월 북경(베이징)에서 이미 일본 외무성 벳쇼 고로(별소호랑) 동북아과장과 비밀접촉을 가진 바 있다. 따라서 대북수교협상의 실무담당자인 그의 방문은 형식이야 어떻든 북경접촉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대북교섭의 최대 걸림돌인 한국의 반발도 어느 정도 무마됐다는 것이 일본의 시각이다. 일본 연립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북한 노동당 대표단의 방일을 무산시켜 한국에 일정한 성의를 표시했다. 또 월드컵 공동개최 결정으로 한일관계의 앙금이 풀리고 있고 22∼23일 제주도 정상회담에서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일총리는 김영삼대통령에 대북접촉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통해 이해를 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하시모토총리가 서방 선진 7개국(G7) 정상회담(27일·프랑스 리옹)에서 4자회담 성사 지원 결의를 앞장서 제안할 것을 김대통령에 약속한다면 한국의 양해를 얻어 낼 수 있으리라는 전망도 무성하다.
리옹 G7정상회담이 북한문제를 주요 의제에 올릴 계획에 대해 북한도 이례적으로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논평을 낸 바 있다. 한일정상회담 ― 북·일접촉 ― 리옹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외교일정이 북한을 4자회담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고도의 수순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서방 선진 7개국이 4자회담 수용을 북한에 권유하면서 경제지원등 일정한 실리를 보장한다면 북한도 명분이 생겨 상응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일본 외무성 주변에 흐르고 있는 것이다.
쌀과 경제지원을 겨냥한 북한의 대일외교가 본격적인 「여름공세」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외교부 대표단에 이어 7월 14일에는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투자촉진단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며 북노동당도 7월중 대표단 일본파견을 다시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도쿄=신윤석 특파원>도쿄=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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