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안의 블루」 밑거름… 애절한 「난 행복해」 인기 폭발지난해 홀연히 돌출한 가수 이소라(27). 그의 등장은 우리 대중음악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그의 출현은 만성적 여가수 기근에 허덕이고 있는 우리 가요계에 전해진 낭보였고, 「요즘은 댄스음악만이 수지가 맞는다」는 음반업계의 통념을 뒤엎었다.
더 큰 의미는 이제 우리도 재능이 뛰어난 여성 재즈보컬리스트를 갖게 됐다는 점이다. 또한 그의 인기는 90년대 초반부터 마니아를 중심으로 붐이 일기 시작한 재즈음악이 이제 튼튼한 대중성을 확보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유명해진 것은 최근이지만 그의 음악생활은 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인천대 통기타모임 「포크라인」출신으로 구성된 보컬그룹「낯선 사람들」에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의 「맨해튼 트랜스퍼」라 불리는 「낯선…」은 활발한 콘서트를 통해 많은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 언더그라운드의 실력파 재즈 보컬그룹이다.
그가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들려준 것은 93년, 작곡가 겸 가수 김현철과 함께 부른 영화 「그대 안의 블루」의 주제곡은 이소라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을 부풀리기에 충분했다. 탁한 듯하면서 파스텔톤으로 번져나가는 소리, 소름끼치도록 감성을 자극하는 바이브레이션 등이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는 많은 사람들이 모델 이소라가 부른 노래로 알았습니다. 평가가 좋았는데 그룹음악을 계속 하고 싶었고, 솔직히 솔로로 활동할 용기도 없었어요』
그 뒤 2년여 동안 그룹활동에 전념했던 이소라는 지난해 9월 첫 솔로 음반을 발표했다. 「그대 안의 블루」에서 인연을 맺은 김현철이 작곡과 연출을 맡은 이 음반은 겨울에 접어들면서 가요계를 강타하기 시작했다. 특히 애절한 이별노래 「난 행복해」는 연말연시 모든 가요인기차트에서 1위를 독점함으로써 스타탄생을 알렸다.
<난 행복해 그동안 널 볼 수 있는 그날들 때문에 난 못잊어 죽는 날까지 사랑해 …> (난 행복해, 김현철 작사·작곡) 난>
그는 요즘 방송출연을 절제하고 콘서트 무대를 통해 팬과 만나고 있다. 『인기에 앞서 좋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데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계속 노래를 부를 것이고 특히 제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과 직접 만나는 무대를 많이 만들 계획입니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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