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물유학사」 등 유학재조명 서적출간 붐/조선사상가 7인 조망·일교수 양반분석서도 눈길「한국사회는 굳이 서구에서 발전모델을 찾을 필요는 없다」. 21세기를 앞둔 시점에서 새로운 사상의 대안으로 「선비정신」, 즉 유학사상에 대한 재조명작업이 활발하다. 4월 내한했던 독일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도 『한국에는 유교의 공동체 지향적 생활윤리와 불교의 순수한 종교관등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소중한 유산이 많다』고 한국의 전통사상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한길사가 낸 「한국인물유학사」(전4권)는 삼국시대의 왕인에서부터 심산 김창숙에 이르기까지 대표적 선비 103인의 삶과 사상을 새롭게 조명, 전통사상의 큰 줄기인 한국유학사상의 흐름을 한 눈에 보여주고 있다. 최근덕 성균관 관장을 비롯, 송석구 동국대총장 윤사순 고려대교수등 한국유학계의 대표적 학자들로 편찬위원회를 구성, 70여명의 필진이 3년여의 노력끝에 집필을 끝냈다.
1권은 왕인부터 백인걸까지, 2권은 이항부터 김집까지, 제3권이 조익부터 오재순까지, 4권이 홍대용부터 김창숙까지 인물을 시대순으로 배열했다. 인물중심으로 쓴 유학사상사로는 처음이다. 대상인물의 가계와 학문적 사승관계를 자세하게 다루고 다른 사람과의 연관성을 통해 그들의 사상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름만 알려진채 사상이 알려지지 않았던 왕인, 설총, 이항, 서응순 등 50여명의 사상을 새롭게 밝혀냈다.
미야지마 히로시(궁도박사) 도쿄(동경)대 교수가 일본인들을 위해 쓴 교양서 「양반―역사적 실체를 찾아서」(강간)는 조선시대 지배이데올로기였던 유학사상의 구현자이자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키워드인 양반계층의 실체를 해부한 책이다. 미야지마교수는 경북안동의 유곡 권씨일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양반이란 무엇인가라는 기본적 물음에서부터 양반계층의 형성과정과 경제적 기반, 일상생활등을 일기, 가계보, 분재기등 양반가 고문서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통해 살피고 있다. 그는 양반적 가치관과 생활관이 하위계층에까지 침투하면서 족보편찬이 유행하고 소농층이 증가, 사회 전체에 유교이념이 확산됐으며 18세기 이후의 전통이 바로 오늘날의 한국사회로까지 이어져왔다고 결론짓고 있다.
「조선시대 7인의 정치사상」(사계절간)은 우리 문명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이상적인 유교국가를 건설하려 했던 정치사상가 7인을 조망하고 있다. 부남철 서울교대강사가 정도전 조광조 이황 이이 정약용 이항로 김옥균등 조선시대 대표적인 학자 정치가 7명의 생애와 사상을 재조명한 이 책은 「삼봉집」 「성학집요」 「목민심서」 등을 토대로 이들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초개념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이황을 「유교적 인간관을 설파한 학자」로, 김옥균을 「새로운 세계관을 가진 정치가」로 설명하고 있으며 「현대사회와 유교」에서는 아직도 유교사상이 소중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여동은 기자>여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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